[6·2 지방선거] ‘北風’즐기던 한나라당 돌연 “중단”외쳐…병주고 약주고
이번 6·2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라기 보다 ‘천안함 선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천안함발(發) 북풍이 선거 시작부터 종반까지 시종일관 판세를 주무르는 상황이 되고 있다. 북풍에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야권은 ‘전쟁 위기론’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단순히 노풍(盧風)의 맞바람 차원으로 여겨졌던 북풍은 지금 다른 이슈를 전부 날려버리는 광풍으로 돌변했다. 또 북풍의 영향권이 수도권 선거 정도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국에 걸쳐 파급되고 있고 광역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좌지우지할 태세다.
무엇보다 북풍은 여당 후보자들의 우세를 더욱 고착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여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들에 비해 각각 23.2%, 23.4%, 8.7% 포인트 격차를 벌렸다. 이날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도 서울과 경기는 15∼20% 포인트, 인천은 10% 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비슷한 양상이었다.
지지율 고착화에 잔뜩 고무된 여당은 연일 북풍을 부채질했다. 정몽준 대표는 당사에서 가진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북한이 무모한 무력도발을 하는 것은 과거 우리 쪽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북한을 성토하는 야당 의원은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북풍으로 수세에 몰리자 ‘전쟁이냐, 평화냐’란 이슈를 내걸고 정면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쟁을 부추기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위기감을 만들어 선거에서 일단 이기고 보자는 심산을 국민도 알고 이 대통령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도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서 “이명박 정부가 민주정부 10년이 이룬 평화를 깡그리 부정해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경제에 이어 평화까지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KBS 방송연설에서도 “전쟁 위기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고 외국인들도 한국 경제를 불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풍에 따른 지지율 상승 효과 못지않게 국민들 사이에서 경제위기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 정 대표도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그는 경기 하남 지원유세 도중 “한나라당은 천안함과 관련해 야당을 공격하지 않겠으니 민주당도 천안함 문제를 국내 정치의 정쟁 소재로 끌어들이지 않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내 이한구 의원도 평화방송에 출연해 “비경제 쪽에서 사고를 너무 크게 안 쳤으면 좋겠다”고 신중한 대처를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1주일 이상 북풍으로 민주당을 실컷 때려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습에 어이가 없다. 배신감마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손병호 강주화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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