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뵙고 오겠다” 편지 남기고 탈주한 살인범, 4시간30분만에 붙잡혀
살인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30대 중국교포가 위독한 아버지를 만나러 가겠다며 탈주했다가 4시간30분 만에 붙잡혔다. 추가 범행은 없었지만 교도소의 허술한 수감자 관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24일 오전 8시45분쯤 대전 대정동 대전교도소 후문 밖 10여m 떨어진 구외4공장에서 동료 수감자 30여명과 함께 자루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최모(33)씨가 교도관의 눈을 피해 인근 목원대 방향 산 쪽으로 달아났다. 최씨는 물을 마시러 간다며 작업장을 이탈, 2m 높이의 철조망으로 된 담 3개를 뛰어넘어 도주했다. 당시 현장에는 30여명의 수감자를 감독하는 교도관이 단 한 명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형복 상의를 벗어버린 최씨는 인근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탄 뒤 곧바로 부친의 묘가 있는 경기도 파주로 이동했다. 오후 1시쯤 파주에 도착한 최씨는 이동 과정에서 아무런 검문이나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도소 측은 최씨가 도주한 사실을 확인한 지 5분 후 경찰에 도주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오전 9시에 첫 신고를 받고 출동 지령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최씨가 “내일 낮 12시까지 들어오겠다. 아버지를 뵙고 싶다”는 편지를 교도소장에게 남긴 사실을 확인하고 숨진 최씨 아버지의 묘가 있던 파주 용미리 공원묘원으로 출동, 최씨를 검거했다.
최씨는 현재 의정부교도소로 옮겨져 탈주 경위 등에 대해 조사받고 있으며 조만간 대전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최씨는 조사 과정에서 “며칠 전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가족한테 전해듣고 어떻게든 뵙고 싶었다”며 “탈주해 집에 전화해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에 무작정 묘로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2000년 살인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대전교도소에서는 살인 등 중범죄자 46명이 관심 대상으로 지정·관리되고 있었지만 최씨는 이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으며 행형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모범수들과 함께 구외 공장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일해 왔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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