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만8380자 4년간 성화로 새기다… 고 이광혁 장로 성화전
가시면류관 쓴 예수, 돌아온 탕자, 산상수훈 장면 등 멀리서 보면 펜으로 그린 성화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깨알 같은 글자로 이뤄진 그림이라는 데 놀란다. 이 글자는 모두 성경 말씀이다. 직접 펜으로 썼다.
영어, 한글, 그리스어, 중국어는 물론 방언까지 사용했다. ‘하나님의 말씀’(로고스·120호)은 요한복음 3장 16절을 세계 각국 1234개의 언어와 방언으로 한 절씩 써 만든 작품이다. 총 10만 글자를 사용해 성경 중 천지창조부터 심판 때까지 중요한 장면 500개를 그렸다. 3년 걸렸다.
‘신약전서’(성육신·120호)는 18만1259개의 단어와 83만8380글자로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마태복음 11장 28절을 주제로 그린 성화다. 4년 동안 글자 하나하나를 잉크 펜으로 직접 썼다.
다음달 30일까지 서울 광장동 장신대 갤러리에서 열리는 ‘故 이광혁 장로 말씀 성화전’에는 이 같은 작품 22점이 전시 중이다. 마태복음의 글자 9만8000개로 그린 ‘메시야’(8호), 마가복음 6만3000개의 글자로 그린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6호) 등 사복음서로 그린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 장로는 그림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다. 1913년 10월 평양 출생인 그는 평양 계리학교(경리학교) 2년 수료가 학력의 전부다. 그림은 배워본 적도 없다. 하지만 소학교 4학년 때 지인의 소개로 예배당에 나가면서 “능력 있는 삶”을 산다. 청년시절 움직이는 그림 설교를 개발했으며, 50년 영락교회 유년 주일학교를 1년 만에 300명에서 1200명으로 부흥시켰다.
영락교회 장로 임직 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 54∼58년 ‘신약’을, 65∼68년 ‘로고스’, 70∼72년 ‘재림’을 완성했다. 이후 미국에서 어린이 전도에 헌신했으며 99년 1월 별세했다.
이 장로는 생전에 “30대 때 작은 점들로 만들어진 한 잡지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그림을 그리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받기까지 10년간 기도했다”고 간증했다. 그는 로고스를 그리면서 각기 다른 언어로 쓰기 시작할 때 새 속옷과 새 옷을 입고, 새 넥타이를 맸으며 새로운 잉크와 펜을 사용했다. 이날 아침에는 새 칫솔, 새 치약, 새 비누를 사용해 목욕하고 이발을 했다.
전시회를 주최한 대의그룹 채 갤러리 채란 관장은 “그림 속에 하나님의 사랑과 신앙의 숨결이 그대로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주일학교 학생이던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와의 인연으로 이뤄졌다(02-450-5500).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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