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건축물은 박제된 풍경 아닌 살아있는 역사죠”

Է:2010-05-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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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건축물은 박제된 풍경 아닌 살아있는 역사죠”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펴낸/ 최예선·정구원씨 부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옛 벨기에 영사관), 진해우체국, 인천 제물포구락부, 호미곶 등대, 성공회 강화읍성당, 목포 일본영사관, 대구 연초제조창….

세월의 흔적과 무게가 느껴지는 우리의 근대 건축물이다. 1880년대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이들 건축물들은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색창연한 건물들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프리랜서 작가 최예선(36)씨와 건축가 정구원(40)씨가 함께 쓴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모요사)는 우리 근대 건축물 답사기다.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은 지난해 1년 동안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서 찾아낸 70여곳의 근대문화유산들을 소개한다. 사적으로 지정된 서울역사, 대한의원 본관, 경성제국대학 본관 등 잘 알려진 것들도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지방 건축물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은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건물 그 자체보다는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건축물을 통해 되돌아본 우리의 근대사에 대한 기록이랄 수 있다.

외할머니가 남긴 낡은 옛날 지폐를 계기로 근대 유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최씨는 남편과 함께 전국의 근대 건물과 골목, 마을을 찾아 다녔다.

최씨는 “현대적인 건물들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근대 건축물들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찾아간 곳은 군산이었다. 눈이 내리던 지난해 1월 1일 찾아가 군산해관, 조선은행 군산지점, 일본제18은행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된 여정은 12월 25일 나주 영산포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마감했다.

최씨는 “우리가 본 건축물들은 시간이 멈춘 박제된 풍경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살아있는 역사, 바로 그것이었다”고 말했다.

찾아간 건물에서 잊혀진 역사도 발견했지만 때로는 아쉬움도 느꼈다. 전쟁과 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많은 근대 건축물들이 사라진 것에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근대 건축물들이 흉물이라도 되는 양 부수고 외면하고 방치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역사 또한 그렇게 지워졌지요.”

최씨는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건축은 온몸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시대를 증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각지에 있는 근대 건축물들을 찾아가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들려주는 사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 책이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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