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생정보통’, 정체 모호해 시청자 외면
기자와 PD의 협업을 도모하는 취지로 신설된 KBS 2TV ‘생생정보통’(평일 오후 7시)이 짜깁기 방송과 엉성한 포맷으로 시청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 10일 KBS는 봄 개편을 맞아 2TV ‘무한지대큐’와 ‘8시 뉴스’를 폐지하고 그 자리에 ‘생생정보통’을 만들었다. 신설 자체가 파격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매일 방영되는 정보 프로그램이 90분을 확보한 것은 이례적이었고, 김인규 KBS 사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기자와 PD의 협업으로 제작되는 코너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8일 7회까지의 방송을 보면 취지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균 시청률은 6.4%(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개편 전 ‘무한지대큐’의 시청률 8.7%보다 떨어졌다.
기자와 PD가 만드는 코너 ‘오늘의 시선’은 제주 올레길, 할머니들의 육아전쟁 등 비판과 사회 감시기능이 약한 연성화된 소재를 다룬다.
‘생생정보통’의 한 기자는 “두 직군의 협업은 말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기자든 PD든 한명씩 꼭지를 맡아서 제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도대체 이 프로그램이 보도인지 교양인지 모르겠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애초 두 직군의 통합으로 기대된 객관적인 심층 취재도 인력의 한계로 어려운 상황이다. 김학순 CP는 “1회 방송하는데 2∼3일 정도 품이 들어가는데 거시적이고 시급한 주제를 찍을 여유가 없다. 하지만 점차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생생정보통’은 여러 프로그램을 섞어놓은 포맷으로 정체성을 못 잡고 있다. 90분짜리 프로그램에는 맛집 소개, 연예뉴스, 생활정보, 8시 뉴스, 세계 기행 등 여러 코너가 뭉쳐있다. 17일 방송을 보면 박지성 찾기, 초저가 백반 열전 등 오락 위주의 리포트가 나오다가 사회·정치 뉴스 소개로 전환된다. 이어 ‘오늘의 시선-제주 올레길’ 취재 영상이 나온다. 90분 동안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몇 번씩 급격하게 전환된다. 게다가 프로그램 속 코너명은 고정되지 않고, 순서도 매 방송마다 달라 혼란을 가중시킨다.
시청자 김도엽씨는 “무한지대큐, 스펀지, 연예가 중계, 뉴스를 한 시간에 몰아넣어서 뭘 보는 건지 모르겠다. 시사교양 프로에 갑자기 연예인 소식이 나오고, 뉴스는 왜 한 코너로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와는 다르게 기존 방송 화면을 짜깁기한 분량이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1박2일’ ‘남자의 자격’ 등 예전 방송을 짜깁기하는(13일 방송) 등 철지난 뉴스를 재편집한 내용도 많다.
김학순 CP는 “프로그램이 준비기간 없이 제작되다 보니 매일 90분 분량을 채운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기존에 나간 자료를 모아서 재편집하는 코너들이 다수 존재한다. 프로그램 안에 여러 코너가 있어서 정체성을 찾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뉴스도 이제는 생활밀착형 위주로 추려서 분위기를 맞추는 등 정체성을 점차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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