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세요, 햇살보다 눈부신 숲속의 향연… 태백으로 떠나는 야생화 여행

태백고원을 대표하는 금대봉(1418m)은 천상의 화원이다. 전국이 초여름 날씨인데도 야생화로 유명한 태백 금대봉은 아직도 봄과 겨울의 길목에 머물러 있다. 해발고도가 높은데다 4월까지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를 극복한 금대봉의 봄꽃은 더 싱싱하고 더 아름답다.

금대봉 야생화 탐방은 강원도 정선군과 태백시의 경계이자 백두대간 고개인 해발 1268m의 싸리재에서 시작된다. 금대봉으로 가는 불바래기 능선은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야생화 군락지.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개별꽃, 제비꽃, 미나리아재비, 양지꽃, 산괴불주머니, 얼레지 등이 길섶을 형형색색으로 수놓은 채 무리지어 해맑은 미소를 흘린다.

금대봉으로 가는 헬기장 주변은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피고지는 꽃밭. 하얀색 작은 꽃이 앙증맞은 개별꽃은 이름에 걸맞게 밤하늘의 별을 닮았다. 다섯 개의 노란 꽃잎을 가진 미나리아재비와 양지꽃은 줄기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종류가 60여 종이나 되는 제비꽃도 한주먹씩 피어 숲속의 요정을 자처한다.

헬기장을 벗어나면 산괴불주머니 군락이 임도를 따라 펼쳐진다. 햇빛 한 점 스며들지 않는 숲은 줄기와 가지 끝에 노란색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산괴불주머니가 수십 평씩 군락을 이루고, 보랏빛 얼레지는 군락을 이룬 채 숲에 생명력을 더한다.

숲은 막 돋아나기 시작한 애기똥풀과 피나물 군락으로 한 폭의 점묘화를 그린다. 노란색 꽃잎이 4개인 애기똥풀과 피나물은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이웃사촌. 줄기를 꺾으면 애기똥풀은 노란색 유액이 나오고 피나물은 빨간색 유액이 흘러나와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금대봉 분지는 봄부터 가을까지 복수초, 노루귀, 얼레지, 큰앵초, 피나물, 바람꽃류 등 수많은 꽃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더불어 흰솔나리, 흰얼레지, 흰솜나물, 흰산부추, 흰동자꽃 등 희귀한 꽃들도 함께 피어 금대봉을 꽃밭으로 만든다. 야생화는 꽃도 화려하지만 잎과 뿌리는 산채와 한약재로도 쓰인다. 강원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꼽히는 것은 곤드레나물밥과 곰취쌈밥. 곤드레나물로 불리는 고려엉겅퀴의 맛과 향은 한량없이 좋다.

싸리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용연동굴과 매봉산으로 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은 연중 산행과 야생화 트레킹이 가능한 지역. 그러나 금대봉에서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나 대덕산으로 가는 야생화 꽃길은 생태경관보호지역과 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돼 허가 없이는 산행을 할 수 없다.

금대봉에서 2.2㎞ 떨어진 태백 용연동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한 동굴로 야생화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지구엽초, 복주머니란, 산작약 등 태백지역에서 피는 야생화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지고를 거듭한다.

한편 태백시는 이달 28∼30일 태백산도립공원 일원에서 태백산철쭉제를 갖는다. 태백산철쭉등반대회, 철쭉·야생화 분재전, 철쭉가요제, 백두대간 MTB 라이딩, 인공암벽등반대회, 태백관광사진전, 종이조형작품전, 곰취가면 만들기, 종이작품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마다 이맘때면 철쭉과 주목이 연출하는 생경한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태백산을 오른다. 태백산의 철쭉은 7부 능선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유일사 입구에서 장군봉을 거쳐 정상의 천제단까지 2시간 거리(태백시 관광문화과 033-550-2081).

태백=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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