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6일 재선거” VS “총회만이 살길”… 기감 ‘양측 갈등’ 다시 고조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재선거 일정이 잡혔다. 이에 맞서는 총회 소집 공고도 나왔다. 지난달 각 연회(노회)가 열리는 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선(先) 재선거’ 측과 ‘선 총회’ 측의 힘겨루기가 다시 가열되고 있다.

◇“8월 26일 재선거”=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상임위원회를 연 뒤 재선거 일정을 전격 발표했다. 그 사흘 전 재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선거 관련 모든 사항을 상임위에 위임키로 결의한 뒤 나온 신속한 행보다. 재선관위는 18일 선거 공고를 하고, 다음달 17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8월 26일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몇 가지 선거관리 원칙을 공개했다. 우선 재투표 형식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재선거를 시행키로 해 2008년 9월 입후보자들 외에 다른 목회자들에게도 출마 자격을 개방했다. 또 당선자 임기를 제28회 총회 감독회장에게 주어진 2012년 10월까지로 했다. 재선관위는 특히 입후보자들의 피선거권을 심사할 때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제출받는 등 교리와 장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구체적 재선거 일정이 나오자 출마를 계획 중인 후보 진영도 바빠졌다. 2008년 선거에 나왔던 고수철 목사는 이날 참모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고 목사는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흥복(상계광림교회) 목사 역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만이 해법”=선 총회 진영은 재선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재선관위 자체가 교단법에 없는 기구이고, 지난달 18일 회의 정족수가 안 된 상태에서 재선관위가 조직되는 등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는 당시 “선관위 조직은 인정받을 수 없는 부정행위”라고 반발했었다.

따라서 선 총회 측은 재선거 일정에 개의치 않고 총회 성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전직감독협의회가 주축이 돼 ‘5월 27일 하늘중앙교회에서 제28회 총회를 소집한다’는 공고를 교계지에 실었다. 이들은 총회 대표 과반수인 806명의 서명, 국내 11개 연회 중 7곳의 총회 개최 건의안 결의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한 전직 감독은 “9월에 실시돼야 할 연회감독 선거가 무산되면 감리교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감독회장 선출만을 위한 재선관위로는 연회감독 선거를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조속히 총회를 열어 각 위원회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 총회를 주장하는 다른 목사는 “지난달 개최된 연회를 통해 총회만이 감리교를 살리는 길이라는 밑바닥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직 감독들은 17일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만나 총회 개최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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