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까지 위협하는 ‘포상 기태’… 유산 후 관리 신경써야
“첫째 때와는 달리 음식 냄새를 맡는 것이 힘들 정도로 입덧이 심하고 배도 더 빨리 나오는 것 같아 좀 이상하긴 했지만….”
둘째를 임신했던 30대 주부 이모씨는 임신 6주째 되는 때 정기검진을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이미 유산됐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원인은 이름조차 생소한 ‘포상 기태’. 급히 수술을 받은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임신 호르몬 수치를 살피던 이씨는 설상가상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항암 치료까지 시작해야 했다.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노정훈 교수는 16일 “유산 후 몸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습관성 유산과 불임 등은 물론 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상 임신으로 인한 유산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임산부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포상 기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후에는 태아와 태반을 형성하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게 된다. 이때 태반을 형성하게 돼 있는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과증식되면서 ‘기태성 수포’라는 포도송이 모양의 조직이 자궁 내에서 자라는 것을 ‘포상 기태’라 한다. 포상 기태는 임신 1000건당 1건 꼴로 보통 한 사람의 성인 여성이 일생 동안 평균 3회 정도 임신을 경험한다고 볼 때 300여명당 한 명 정도에 나타나는 적지 않은 질환이다.
치료에 소홀한 경우 ‘임신성 융모성 종양’이라는 악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하고 임신 호르몬 수치를 매주 체크하는 등 추적 관찰해야 한다. 만약 9개월 정도 관찰해 임신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지 않거나 높아질 경우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암 치료까지 받아야 한다. 포상 기태는 임신 중 지나친 구토, 피로감 등 보통의 입덧 증상 보다 심한 것이 특징. 골반 통증이나 심한 복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비정상적 세포 증식으로 자궁이 커지기 때문에 개월 수에 비해 배가 더 빠르게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노 교수는 “완전히 치료받은 후에는 정상 임신이 가능하나 임신 호르몬 수치가 정상 유지되고 더 이상 추가 치료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최소 1년 정도는 피임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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