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10代에 새삶 준 ‘인생의 멘토’… 광주소년원 장소환 교사
오늘 스승의 날, 참 가르침에 카네이션을…
1998년 5월 어느 날, 어둠이 짙게 깔린 전북 정읍 주택가에 불길이 치솟았다. 한 무리의 청소년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사이 구형 쏘나타 차량은 전소했다.
무리에 있던 유선호(29·당시 17세)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같은 해 7월 광주 고룡동에 있는 소년원에 보내졌다. 유씨는 신참이라는 이유로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 그는 매순간 두려움에 떨었다.
소년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유씨를 지켜보던 한 교사가 말을 걸었다. “여긴 왜 들어왔니.” 유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차에 불을 질렀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 교사는 “차에 빚이 있구나. 나한테 자동차 정비를 배워라”고 말했다. 유씨와 장소환(54) 교사의 인연은 이때 시작됐다.
유씨에게 장 교사는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유씨가 게으른 모습을 보일 때마다 장 교사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나사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해. 사소한 것부터 최선을 다해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유씨는 처음엔 자신에게만 엄한 장 교사가 야속했다. 하지만 장 교사의 사랑을 느끼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넌 잘할 수 있다’는 쪽지를 장 교사로부터 건네받을 때마다 유씨는 남몰래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장 교사는 원래 대기업 정비업체에서 일하던 뛰어난 자동차 정비사였다. 하지만 그는 비행청소년에게 능력과 기술을 전해주고 싶다는 소신 때문에 83년부터 27년째 광주소년원에서 잠깐의 실수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차량 정비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소년원학교 사제동행 만남의 행사’에서 만난 장 교사는 “아이들이 소년원에 있다고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교사들도 이 아이들을 감싸고 사랑해야 선호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직도 어둠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며 “소년원에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많은 만큼 선생님들이 꿈과 희망을 심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천=조국현 이용상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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