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10代 강력범죄… 가정 붕괴·폭력 조장하는 사회의 후유증

Է:2010-05-1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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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10代 강력범죄… 가정 붕괴·폭력 조장하는 사회의 후유증

지난 5일 오후 9시쯤 한모(15)양은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갔다가 서울 사당동 집으로 향했다. 한양이 지하철 7호선 남성역 부근을 지날 때 이모(14)군과 염모(15)군이 뒤를 쫓았다.

이들은 자신의 친구 오토바이를 훔친 일당 중 한 명이 한양과 닮았다며 윽박질렀다. 한양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항변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한양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채 “누명이라면 오토바이를 잃어버린 친구를 만나 확인하자”며 인근의 한 아파트로 가자고 했다. 한양은 마지못해 이들을 따라 나섰다.

이는 덫이었다. 한양을 데려간 아파트는 인적이 드물어 미리 이군이 성폭행을 위해 물색해 둔 장소였다. 이군과 염군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한양을 태우고 23층 기계실에 올라간 뒤 한양 지갑에 있던 5600원을 빼앗고 때렸다.

이어 이군은 염군에게 망을 보게 한 뒤 한양을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 수차례 성폭행했다. 한양은 10시45분쯤 이군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창문으로 달아나려다 1층 바닥으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군을 강간치사 등 혐의로 12일 구속하고 염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군은 “평소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통해 본 성행위 장면을 따라 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대들의 강력범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 중 10대가 저지른 범죄의 비율은 2007년 11.1%, 2008년 12.9%, 지난해 13.3%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자신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10대 아들이 살해했다. 6일에는 10대 여자친구를 내세워 성인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뒤 무차별 폭행하고 돈을 뜯어낸 10대 5명이 구속됐다. 이틀 뒤에는 경기도 시흥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10대 5명이 1명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가 잔혹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폭력물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꼽는다.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김상균 교수는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물에 예전보다 쉽게 노출돼 학습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청소년이 포르노 사이트에 걸림돌 없이 들어갈 수 있었던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성인·폭력물 접근을 막아야만 10대 강력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죄 청소년의 가족까지 포함시키는 종합적 교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전영실 연구위원은 “상당수 청소년 범죄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가정의 붕괴에 있다”면서 “가족 구성원 전부를 포함하는 교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착시켜야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현 이용상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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