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희망 주는 모교 서강대가 고마워… 후배 장학금으로 10억원 내놓다
지체장애를 앓는 김경자(70·여)씨가 “장애인 후배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장학금 10억원을 서강대 동문 장학회에 기부했다. 철학과 60학번인 김씨는 서강대학교 전신인 서강대학의 첫 입학생이다.
10일 서강대 동문회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8일 열린 동문회 행사에서 “한 사람의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었던 대학의 고마움을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동문회 측에 기부 약정서를 전했다. 그는 “장애인 입학을 받아주지 않던 시절 한 대학에선 나를 떨어뜨렸지만 서강대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내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문회는 김씨의 가톨릭 세례명을 따 ‘로사(Rosa) 장학금’이란 이름을 붙이고 내년부터 매년 10명의 장애 학생에게 혜택을 줄 계획이다.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김씨는 올해 초 사업을 접으면서 여력이 생겨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30여년간 낙농업 일을 했고 아버지가 세상을 뜬 이후에는 골프연습장을 운영했다.
김씨는 2년간 대학 수업을 들었지만 폐결핵 치료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아버지가 대학에 찾아가 내 처지를 설명하고 돌아와 ‘힘껏 해보라’며 응원해 입학에 성공했다.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았지만 고등학교 때보다도 엄한 대학 교육에 조금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교육 당국은 장애인에게 평등하게 대학 입학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문을 1994년에 명문화했고 장애인에게 혜택을 주는 정원 외 특별전형을 95학년도부터 도입했다. 동문회 관계자는 “영문과 71학번인 고 장영희 교수보다 먼저 입학한 장애인 동문이 있는 줄 몰랐다”며 “학교 운영을 맡았던 서양 예수회 신부들이 개교 때 장애인 동등 대우 방침을 세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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