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시민단체… 운영비 마련 허덕
시민단체인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9월 서울 수송동에서 평창동으로 사무실을 축소해 이전했다. 정부 지원과 후원이 준 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사무실 이전 후에도 적자는 6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희망제작소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회원 후원금이 최근 늘어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지만 어려움을 타개할 근본적 묘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운영난에 처한 시민단체가 늘고 있다. 단체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운영비 모금에 나서지만 사정은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시민과 사회단체 연대회의 조경만 사무국장은 “최근 가장 큰 변화는 조직 축소”라며 “재정이 어려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식년을 시행한다든가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단체가 많다”고 말했다. 한 여성 단체는 최근 안식년 제도를 도입했다. 7년째 일한 직원에게 무급 휴가를 주기로 한 것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추진 중인 사업은 많지만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 급급하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단체는 75만원에 불과한 월급을 4개월째 주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나마 재정 상태가 나은 단체들은 성과급을 주지 못하고 월 100만원 안쪽의 기본급만 주고 있다.
정부 지원을 기대하는 단체들이 많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단체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의 경우 2008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사업에 응모, ‘새로 쓰는 여성 노동자 인권 이야기’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받았던 지원금을 지난해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최대의 독립영화제 주최 단체인 인디포럼도 같은 이유로 정부 지원금이 끊겼다. 이 단체는 매년 5월 영화제를 개최한 뒤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지원금을 받아왔다. 인디포럼 측은 결국 올 초 서울 명동에서 일일호프를 열어 부채 일부를 해결했다. 윤정희 운영팀장은 “일일호프는 대학생이 주로 하는 고전적인 모금 방식이지만 자금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충당에 나서고 있다. 자동계좌이체(CMS)를 통해 회원 후원을 받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미란 기획부장은 “큰 병이 났는데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며 “대책을 고심 중이지만 막막하다”고 말했다.
일부 단체는 포털 사이트를 통한 새로운 후원 방법을 마련했다. 참여연대 명광복 시민참여팀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서비스를 사용해 얻게 되는 사이버머니로 기부할 수 있는 해피빈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기부 방식이 단체들의 운영비 충당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협력팀장은 “운영비 모금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단체들은 재정자립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현 노석조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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