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어린이] 충북 진천 산골마을, 전 대문리교회 권학도 목사 스토리
첫째 은진(은혜와 진리이신 주를 바라보라)이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잘 치고 노래를 잘 불러서 부모는 음대에 보내고 싶지만, 정작 본인은 의사가 꿈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둘째 은찬(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라)이는 가족대표 요리사다. 셋째 은정(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바르게 살라)이는 소설가 펄벅을 존경한다. 넷째 정찬(고요함과 평안함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라)이는 달리기 선수. 선교사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다. 마이크만 잡으면 놓지 않는 다섯째 영찬(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양하라)이의 꿈도 목회자다. 여섯째 강찬(평강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라)이는 대문리의 꽃미남으로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딸 셋 중 가장 여성스러운 일곱째 은혜(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라)의 꿈은 화가다. 여덟째 예찬(예수님을 찬양하라)이가 태어나면서 권 목사의 주민등록등본은 두 장이 됐다. 아홉째 경찬(경배와 찬양하라)이는 음악만 나오면 자동으로 몸을 흔드는 흥이 넘치는 아이다. 경찬이의 출생 소식은 예찬이 때보다 더 많이 각종 매스컴에 보도됐다. 지난해 봄 태어난 열째 선찬(선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라)이는 누나와 형이 아홉이나 된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땅에서 열 아이를 낳아 기르며 가정을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한 산골마을 가족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젊은 시절에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간 부부는 18년 동안 무려 10남매를 낳았다. 신문과 TV를 통해 널리 알려진 권학도(59) 목사와 이재순(50)사모가 주인공이다.
권 목사 부부는 처음 만날 때부터 남달랐다. 선본 자리에서 권 목사는 3가지 결혼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어머니를 모시고 살 것, 둘째 농촌에서 살 것, 셋째 아이는 낳을 수 있는 데까지 낳을 것 등이다. 이런 황당한 결혼조건을 이씨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참 희한한 부부라고 생각했다. 방 한 칸 없는 가난한 부부는 축의금 한 푼 받지 않는 결혼식을 올렸다. 첫아이를 낳은 부부는 약속을 지켰다. 수중에 50만원을 들고 충북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로 향했다.
숯 굽는 마을로 유명한 산골에 대문리교회를 세웠다. 동네 목회를 하면서 한 해 걸러 한 명씩 아기를 낳아 좀처럼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산골을 생기 도는 마을로 만들었다. 맏이 은진이는 19세, 막내 선찬이는 지난해 봄 태어났다.
권 목사 부부는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10명의 아이들을 깊은 산골에서 반듯하게 키워왔다.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먹이고 입히고 가르쳤을까? 이 부부의 독특한 자녀 10계명을 들으면 이런 의문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이들 부부가 남긴 열 가지 교훈은 이렇다. 첫째 공부보다 신앙이 먼저다. 둘째 공부는 평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되 주일에는 하지 않는다. 셋째 유치원이나 학원을 보내지 않고 과외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넷째 누구든 피아노는 칠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친구가 집에 와서 노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가급적 다른 친구네 집에 가서 놀지 않는다. 여섯째 컴퓨터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준 영역 안에서만 사용한다. 일곱째 한 사람의 인격과 정신은 그 사람의 태도나 외모에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언제나 용모를 단정하게 한다. 여덟째 책을 많이 읽는다. 아홉째 아이들이 잘했을 땐 꼭 상을 주고, 잘못했을 땐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벌을 준다. 열째 나중에 어른이 되어 뭘 하면서 살아가든지 오직 주님 가신 길을 따라 주님을 위해 살도록 가르친다.
권 목사 부부는 자녀들이 공부 잘해서 일류대학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하고 성공해서 잘 먹고 잘살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면서, 자기 자신보다는 이웃과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림이 되길 바란다. 이 같은 교육 철학을 반영하듯 온 가족이 사용하던 화장실 문에는 이와 같은 성경 구절이 적혀 있었다.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후 10:24)
이재순 사모는 10남매를 자연분만으로 낳아 젖을 물려 키웠다. 비싼 사교육 없이도 아이들의 성적은 전부 상위권이었다. “생육하고 번성해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을 순종하고 있는 부부는 자녀들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복이라고 한다.
권 목사 가족은 지금 국내에 없다. 아브라함이 정든 고향을 떠난 것처럼 물설고 낯선 외국으로 선교하러 갔다. 지난해 말 ‘산골 십 남매 이야기’(가나북스)를 펴내고 언제 돌아오겠다는 기약도 않고 떠났다. 몸이 편찮은 홀어머니는 전북 전주에 사는 여동생이 모시기로 했다.
대문리로 내려올 때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떠났다. 열 아이와 함께 옷가지만 몇벌 챙겼다. 10남매는 모두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이 사모는 책에서 가지 많은 나무엔 바람 잘 날 없지만 열매도 많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든든한 교회로 세워주셨다. 허락하신다면 열한 번째 아이도 낳고 싶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선교지로 떠나면서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 대문리를 떠나면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다 결혼시켜 떠나보낸 뒤 평생 다른 나라의 농어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다가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날 주님 계시는 그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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