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순응도가 '실명' 좌우한다

[쿠키 의학] 질환의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환자 순응도’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당장 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경우가 많아 순응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세계 3대 실명질환으로 알려진 녹내장 역시 환자 순응도가 낮은 질환 중 하나다. 그러나 녹내장 환자의 순응도가 시력 상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녹내장 환자, 의사 말에 ‘순응’해야=질환에 대한 설명을 친절히 잘하는 의사는 인기가 높기 마련이다. 환자들은 설명을 친절히 잘하는 의사일수록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양상이 좀 다르다. 환자들은 의사들로부터 ‘술?담배를 끊고, 정기적으로 운동 하라’, ‘정해진 투약 횟수와 병원 방문 일자를 지켜라’는 식의 잔소리(?)를 끊임없이 듣게 된다. 그만큼 만성질환자의 순응도는 중요하다.

녹내장 역시 순응도가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녹내장 환자의 순응도를 관찰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25%는 약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사용을 하더라도 일년 중 평균 약 4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녹내장 환자의 낮은 순응도는 처방 하는 의사?환자 모두에게 간과해서는 안될 골칫거리다. 결국 녹내장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의사는 환자에게 녹내장이 어떤 질환인지를 정확히 이해시키는 노력이, 환자는 의사의 지시에 잘 순응하는 자세가 필요다.

◇녹내장 방치, 스스로 시력 버리는 행위=시신경의 손상을 초래하는 녹내장은 안타깝게도 현상 유지는 가능하지만 완치는 불가능한 질환 중 하나다. 따라서 꾸준한 치료를 통해 현재의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그러나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고도 통증이 수반되지도, 시력의 급격한 저하 현상도 없다는 이유로 의사의 처방에 순응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자신의 시신경을 스스로 죽이는 것과 다름 없다.

따라서 평소 녹내장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거나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의 상태를 확인 하는 것이 바람 직 하다. 한편, 이미 녹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은 평소 편한 복장을 하며, 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와 함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좋다.

경기도 일산 새빛안과병원 윤재윤 진료과장은 “어느 날 문득 시야 이상을 느껴 안과를 찾은 후 녹내장에 의한 시야 결손으로 진단 된다면, 환자의 시신경은 이미 상당부분 손상된 이후일 확률이 높다”면서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므로 4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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