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람·돈이 모이는 당진… ‘제2의 포항’ 꿈꾼다
당진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넘친다. 서해안 개발을 타고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인구가 대폭 늘었다.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올랐다. 불과 6년 전 평범한 어촌마을이 현대제철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서 산업도시로 변했다. 세수도 급증했다. ‘천지개벽(天地開闢)’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돈이 돌고 사람이 모인다=2005년 이후 830여개 기업이 당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인구는 11만 명에서 14만3000명을 넘어섰다. 지금도 시내 곳곳엔 아파트, 상가 개발이 한창이고 음식점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지난 27일 찾은 충남 당진군 당진읍 읍내리. 당진군청 뒤편 서울의 명동과 견줄 만한 이곳엔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평일 오후임에도 도로는 몰려드는 차로 정체를 빚고 골목마다 주차된 차들이 즐비했다. 지난해 군청에 등록된 차량은 6만1739대로 인구 2.3명당 1대 꼴이다.
점심시간 시내 음식점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2004년 2000여개에 불과하던 음식점 수는 지난해 3000여개로 늘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긴 역부족이다. 이곳에서 3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3)씨는 “매년 임대료가 오르지만 그만큼 손님도 늘고 있어 큰 부담은 안 된다”고 말했다. 백반 1인분이 6000∼7000원대로 물가도 서울과 비슷하다.
실제 당진 인구는 한보 부도 등으로 2004년 11만8764명까지 줄었다가 20일 기준 14만3596명으로 5년간 2만5000여명이 늘었다. 올해 인구 15만명을 넘어서면 내년쯤 ‘시(市)’로 승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당진읍 대덕 수청지구에선 7만1599㎡(2만17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8층의 신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당진에는 초등학교 32곳, 중학교13곳, 고등학교 8곳이 있는데 2008년 이후 통폐합 사례가 없다. 인구가 늘고 개발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엔 국내 유일의 철강분야 마이스터교인 합덕제철고가 개교했다. 교육열도 높다. 지난 1월 서울 강남에서도 수강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어학원 ‘원더랜드’가 문을 열었을 때 학부모 반응은 뜨거웠다. 유치부(5∼6세반)의 경우 10명씩 4개 반을 구성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6개 반으로 늘렸다.
◇산업도시 당진=당진의 화려한 변신 뒤에는 현대제철을 필두로 한 기업들이 있다. 현대제철이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이후 연평균 160여개의 기업이 당진으로 몰려들면서 당진군 전체가 산업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4년 272억원이었던 지방세 세수는 지난해 80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재정자립도는 35%로 전국 군 지역 중 최고 수준이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항만 물동량을 보면 평택·당진항은 전년 대비 59% 증가해 29개 항구 평균(12.3%)을 훨씬 웃돌았다.
당진은 지금 제2의 포항을 꿈꾸고 있다. 당진군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올 연말 고로 2기에 이어 2015년 고로 3기를 완성하고 동국제강, 동부제철이 전기로를 확장하면 당진이 포항을 앞서는 철강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진은 한반도 중서부 지역에 위치해 해상 도로 등 교통 요충지이자 수도권의 관문이다. 특히 당진항의 지속적인 시설확충에 따라 대중국 교역의 수출기지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개발로 환황해경제권 진출 교두보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당진=권지혜 기자 jhk@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