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과감히 드러내고 갱들에게 집단구타 당하고… 슈퍼 히어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오다
영화속 슈퍼히어로의 위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 예전처럼 막강한 힘, 올바른 가치관으로 대변되는 슈퍼히어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능력 때문에 오히려 소수자로 차별받거나(엑스맨), 생활고에 시달리며 영웅 노릇을 하는데 회의를 품기도 한다(스파이더맨). 이제 만화적인 슈퍼히어로는 관객에게 호소력이 떨어진다.
개봉하는 ‘아이언맨2’도 이런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그가 다른 슈퍼히어로와 다른 점은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밝힌다는 점. 다른 슈퍼히어로들은 가면 속에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지만 그는 다르다. 매스컴에 자신을 드러내길 즐긴다. 막대한 부를 가진 인물답게 언제나 거침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존재를 감추는 슈퍼히어로에 답답함을 느낀 관객에게 새로운 쾌감을 제공한 지점이 된다. 아이언맨의 탄생 이야기를 다루느라 액션 장면이 적었던 1편에 비해 2편은 작정하고 볼거리로 무장한다.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아이언맨의 갑옷인 수트. 1편에서 수트는 마크1에서 마크3까지 세 가지가 등장했는데 2편은 휴대용 수트인 마크5와 더욱 업그레이드된 마크6까지 등장한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권까지 비서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우)에게 넘기고 영웅 놀이에 전념한다. 스타크의 오랜 친구인 제임스 로드(돈 치들)는 아이언맨과 비슷한 수트를 입고 워 머신이 되어 아이언맨에 힘을 보탠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아이언맨에 맞서는 위플래쉬(미키 루크)와 그를 고용하는 무기업자 저스틴 해머가 새로운 적수다. 스타크의 새 비서이자 베일에 싸인 인물 블랙 위도우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
더 화려해진 아이언맨 수트 등 볼거리는 더욱 많아졌지만 1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 플롯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22일 개봉해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킥 애스:영웅의 탄생’은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원티드’의 원작자인 마크 밀러가 쓴 마블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의 정의가 무엇인지 묻는다. 평범하다 못해 조금 부족한 고등학생 데이브(아론 존슨)은 “왜 세상에 슈퍼히어로가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한 슈퍼히어로 복장을 입고 직접 슈퍼히어로가 되겠다고 나서지만 괜히 남에 일에 끼어들었다가 칼을 맞고 차에 치인다. 또 다른 갱에게 집단 구타당하는 한 명의 갱을 구하려다 얻어맞는 데이브는 도와주지 않고 구경만 하는 사람을 향해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맞는 데 구해주려는 내가 이상한 거냐”라고 울부짖는다. 현실 세계에선 슈퍼히어로가 있을 수 없음을 확인시키는 장면이다.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은 복수극이다. 개인의 복수는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종종 있어왔지만 이 영화는 중심에 열 살을 갓 넘긴 소녀 민디(크로 모레츠)를 두면서 차별화를 꾀한다. 누명을 쓰고 경찰에 쫓겨난 데이먼(니콜라스 케이지)은 민디를 살인기계로 키운다. 둘은 ‘빅 대디’와 ‘힛 걸’이란 이름으로 악당을 무찌른다. 결국 복수의 전면에 나서는 건 민디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고난이도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 민디의 활약은 영화에 청량감을 듬뿍 불어 넣는다. 다만 어린 소녀의 액션 치고는 폭력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 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영화로는 드물게 18세 관람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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