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두고 시청률 1위 MBC ‘살맛납니다’ 작가 박현주씨 “막장 아닌 행복 드라마 만들고 싶었죠”
“사람들이 하루 종일 고생하고 퇴근해서 TV를 켜잖아요. 저녁 8시에 방송되는 드라마라면 밝아야지요. 드라마에서 매일 싸우고 울면 볼 맛이 나겠어요? 주인공 커플 얘기는 다소 무겁게 굴러갔지만, 나머지 커플들과 조연 이야기는 가볍고 밝게 그렸어요.”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를 쓴 박현주(52) 작가를 2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살맛납니다’는 코믹한 설정과 밝은 이야기로 호평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영 초반에는 7%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차츰 입소문을 타면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30일 종영을 앞두고 박 작가는 “정말 예쁜 사람이 나와서 진정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가 100억씩 쌓아놓고 산다면 행복하겠느냐. 행복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의 중심축은 서민 가족 홍만복(박인환)의 세 남매다. 민수(김유미) 경수(홍은희) 진수(오종혁)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각자의 짝을 찾는다. 경수와 진수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사랑으로 드라마의 채도를 높였다. 갈등의 중심에 있던 민수는 시아버지 장인식(임채무)의 모진 반대를 이겨내고 장유진(이태성)과 사랑에 골인하게 된다.
“결국은 해피엔딩이지만, 민수-유진 커플의 행복이 너무 짧았어요. 갖은 고생만 하다가 결말에 와서야 행복해졌지요. 갈등만 너무 부각한 것 같아 반성했어요.”
시아버지 인식은 갖은 고생을 하며 번듯하게 키워놓은 외아들의 결혼이 못마땅하다. 며느리 민수를 협박해 둘의 사이를 갈라놓는다.
“사람들은 인식이 너무 하다고 해요. 절 보면 민수를 그만 좀 괴롭히라고 부탁하지요. 하지만 인식은 육십 평생을 고생하면서 가난을 벗고 부를 이룬 남자예요. 자기 아들이 당신과 같은 길을 걷기를 원하지 않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 않나요. 유진과 민수의 결혼은 인식이 평생 쌓아온 가치관과 신념이 깨지는 일이거든요.”
하지만 드라마는 갈등을 절제해 ‘막장’으로 흐르지 않는다. 꽃뱀, 협박 등 자극적인 소재가 사용됐지만 등장인물의 사랑을 확인하는 도구에서 멈춤으로써 드라마의 명랑함을 유지했다.
“소위 얘기하는 ‘막장 드라마’에는 한 비밀에 모든 등장인물의 운명이 달려있어요. 설정이 세면 초반 이목 끌기는 좋지만 바람직한 내러티브는 아니지요. 진짜 내용이 좋으면 초반에는 시청률이 안 올라도 결국에는 오르게 돼있어요.”
전작 ‘황금신부’(2007·SBS) ‘내사랑 금지옥엽’(2008·KBS 2TV)에 이어 ‘살맛납니다’에서도 재현되는 ‘박현주 스타일’은 소시민의 행복에 천착하는 ‘청정 드라마’로 요약된다. 32살에 MBC 코미디 작가로 방송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년 동안 시트콤 일일드라마 주말극 등 드라마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게 된다.
박 작가는 “요즘 미니시리즈에는 젊은 연애담만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중년의 사랑을 주제로 미니시리즈를 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족과 사랑, 서민의 이야기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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