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교회 개척기] 10명으로 시작한 새벽기도 늘어나는 성도들 보며 은혜 체험
나겸일 목사(주안장로교회)
나는 본래 수줍음이 많고 남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신학교 시절부터 설교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설교실습 도중 수많은 시선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일은 동기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사건이다. 설교 실수는 신학교 졸업 후 부교역자로 처음 부임한 교회에서도 발생했다. 여러 차례의 고사 끝에 새벽기도를 인도하게 되었는데 준비해간 11장의 원고를 11쪽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설교가 5분 정도 진행된 후에 다시 처음부터 설교를 시작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런 전력이 있었기에 주안교회에 부임한 후 첫 주일 설교 시간이 돌아왔을 때 그 부담감과 긴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덜덜 떠는 목사를 보며 교인들이 실망하지는 않을까’ ‘설교하다 또 주저앉아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잠도 이루지 못했다. 부임 전부터 나의 이러한 사정을 미리 말씀드렸던 터라 장로님과 몇몇 성도님들은 강대상에 선 나를 조마조마해하며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혹시 젊은 목사가 실수하지 않을까 간절한 기도를 담아 보내는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설교를 마친 후 잠을 자지 못한 피로감에 긴장이 풀리면서 어떻게 설교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떨지 않고 설교하니까 참 자연스럽데요.” 칭찬은 아니었지만 아내의 격려로 무사히 설교를 마쳤다는 안도감을 갖게 했다. 어쨌든 다른 사람들 보기에 많이 떨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다음 날 새벽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또다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설교의 긴장감을 극복하기 위해 나와 아내는 기도와 금식, 성경 연구에 매진했다. 아내와 함께 서로 잠을 깨워주며 새벽설교를 준비하다보면 밤을 새우는 일도 많았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10명으로 시작한 새벽기도에 매일 한두 명씩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사람들이 처음이라 몰라서 그런가보다’ 생각했고 며칠 지나면 다시 줄어들겠거니 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곧 40명을 넘어섰다. 설교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설교 한편 한편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설교 때문에 늘 하나님과 교인들 앞에서 스스로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부족한 설교를 다윗의 물맷돌과 같이 사용해 주신 것이다. 젊은 목사가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기도하시던 분들의 그 눈길이 지금도 선하다. 그분들의 기도와 격려,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없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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