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사랑은 기다리는 것

사역 초기 목회자에게 가장 힘든 일이 무얼까를 두고 아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약관의 나이에 시작한 담임 목회는 내 영혼의 진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외적으로 준비됐다는 자신감은 자만심에 불과했다. 고통의 학교에 입학했고 내적 연단이라는 모진 시련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사소한 일로 꼬투리를 잡고 문젯거리를 만드는 교우를 사랑하기란 무척 힘들었다. 솔직히 말해 싫었다. 그들이 변하고 좀 더 성숙한 성도가 되기를 기다리다 숨넘어갈 지경이었다.

우리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둘은 하나라고. 바울도 ‘사랑은 오래 참고’로 시작해서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로 사랑을 정의하지 않았던가. 사랑하기에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으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를 믿기에, 소망하기에, 사랑하기에 기다린다. 진짜 사랑하는가? 계속 기다리라!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사 오래 기다리시듯 말이다.

김기현 목사(부산수정로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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