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스펙은 야망을 키우지만 스토리는 비전을 만든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김정태 지음/갤리온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널리 쓰는 말로 ‘스펙 6종 세트’가 있다. 학벌, 학점, 토익, 인턴십, 자격증, 봉사활동 등 취업에 필수적인 6가지 요소를 일컫는다. 여학생들은 여기에 성형까지 추가해 ‘스펙 7종 세트’라고까지 한다. 여기에 교환학생, 공모전 수상, 방송출연, 출판 등을 새로 추가한 신종 스펙 세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제품 명세서(specification)의 줄임말인 스펙. 불황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언제부턴가 스펙 열풍에 휩싸여 있다.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담당관으로 일하는 김정태(33)씨의 대학 시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학원 졸업 직전이던 그는 스펙에 파묻힌 삶의 허망함을 2006년 4월 9일 일기에 이렇게 기록해 놨다. “재정적 어려움, 인간관계와 진로에 대한 걱정, 비교, 우울, 인턴십 실패.”
스펙으로 보자면 김씨도 화려하다면 화려하다고 할 수 있다.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 졸업, 유엔 산하기구 근무, 중국·미국 유학, 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원, 유엔 사무국 컨설턴트, 서강대·한동대·KAIST 등 숱한 국내 대학 강의, 사회적 출판기획가, ‘유엔 사무총장’ ‘한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 성공하라’ 등의 저자….
하지만 그는 스펙을 벗어버린 지금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한다. “내게도 스펙의 망령을 따라 살았던 적이 있었다. 매 시각 분초를 다투며 우월과 우울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던 그때의 기준은 타인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나’를 알고부터 내 일기는 달라졌다. 내 잠재력이 개발된 스토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도전에 대한 스토리, 만났던 멋진 다른 이의 스토리로 일기가 바뀌었다. 실패도 보물 같았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도 새롭게 다가왔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나에겐 내 꿈과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는 CCC(대학생선교회) 출신의 기독청년이다. CCC는 ‘라이프 스토리’(간증)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어느 누구나 아픔과 슬픔이 있고,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비전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거기서 발견했다. 저자는 그 같은 경험을 토대로 ‘누구에게나 스토리가 있다’고 말한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저자가 말하려는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 사람의 방향, 가치, 역량, 그리고 행동이 담겨 있는 스토리를 추구하라는 것이다. 한두 장의 이력서엔 결코 담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엔 삶의 방향도 모른 채 무작정 달려가는 청년들과 기성세대에 대한 기독청년의 깊은 고민과 통찰력이 담겨 있다. 책장을 덮는 순간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가’란 본질적인 질문에 더 깊이 다가간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스펙과 스토리를 이렇게 대조시킨다. “스펙은 사람을 밀어내지만 스토리는 사람을 끌어당긴다. 스펙은 혼자 키우는 야망을 만들지만 스토리는 함께 꾸는 꿈을 만들어준다. 스펙은 경쟁자를 만들지만 스토리는 협력자를 만든다. 스펙은 휘발성이 있지만 스토리는 접착성이 있다. 스펙은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만 스토리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직장인으로서 국제구호와 공익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스스로를 스토리텔러(story teller)보다는 스토리 두어(story doer)이고 싶어 한다. “최고를 포기하자 유일의 길이 열리고, 상품임을 포기하자 작품으로 변해갔다”고 고백하는 그의 책 마지막은 이렇게 맺는다. “스토리는 스펙을 이길 수밖에 없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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