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바다 건너 김포로… 내륙 확산 비상
구제역 바이러스 움직임이 심상찮다. 최초 발생지인 인천 강화군과 마주한 경기 김포시 농가로의 전염이 확인된 직후 충남 보령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판정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섬인 강화군과 달리 이동경로가 복잡한 내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방역선 구축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어서다.
◇방역망 뚫린 원인은…공기 전파설 급부상=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20일 “구제역으로 확인된 김포시 월곶면 농가는 젖소 120마리 모두를 살처분했다”며 “충남 보령군에서도 한우 8마리를 키우는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시료채취팀을 급파했다”고 말했다.
구제역에 걸린 소는 발굽 사이나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식욕감퇴와 함께 침을 심하게 흘리는 등 고통을 호소한다. 보령군 농가의 경우 한우 8마리 가운데 1마리가 젖꼭지에 물집이 생긴 것으로 신고됐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임경종 질병관리과장은 이날 “아직 구제역으로 판단하긴 이르다”며 “지난 13일 파주에서 신고된 한우도 동일한 증상이었지만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방역 당국의 저지선을 뚫고 바이러스가 내륙으로 전파된 원인으로는 직간접 접촉은 물론 공기전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포 농가의 경우 최초 발생 농가와 불과 5.3㎞ 떨어져 있지만 보령은 무려 150㎞가 넘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소나 돼지의 호흡기를 통해 나온 구제역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강해 산이나 도시 등 장애물이 없을 경우 250㎞까지도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981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바람을 타고 영국으로 280㎞ 이동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륙 확산 공포…추가 발생 여부가 관건=이번 김포의 발병 젖소는 항원(바이러스) 검사에선 ‘양성’이 나왔지만 항체는 음성 반응을 보였다. 바이러스가 몸으로 들어온 지 사나흘밖에 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전염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농식품부 다른 관계자는 “발병 초기에 빨리 잡은 데다 주변에 다른 농가가 없는 고립된 지역이라 보령군의 구제역 의심 소가 양성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경 3㎞ 위험지역, 반경 10㎞ 경계지역, 반경 20㎞ 관리지역으로 설정했던 당국의 방역망이 뚫린 셈이라 내륙 추가 발생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를 열어 구제역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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