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두꺼비 움직임 보고 지진 예측 가능할까
기상청이 올해 동물의 움직임을 이용해 지진을 예측하는 연구를 지원키로 했다. 기상청을 관리 감독하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2월초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동물의 이상 행동을 지진 예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쥐 말 물고기 뱀 개구리 등이 땅에서 뛰쳐나오거나 날뛰는 등 특이 행동을 보이므로 이를 이용한 지진 예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수백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최근 두꺼비가 지진 발생을 알리는 전조 동물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영국방송대학 생물학자인 레이철 그랜트 박사는 런던동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컷 두꺼비의 이상 행동을 통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랜트 박사는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해 4월 6일의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리히터 규모 6.3) 발생 5일 전에 수컷 두꺼비의 96%가 사라졌으며 지진 발생 후 일부 되돌아 왔으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하기 전 또 다시 개체 수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도 이번 연구를 뒷받침하는 일이 목격되기도 했다.
2008년 5월 9일 홍콩의 한 신문에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이동하는 희귀한 사진이 실렸다. 도로 한켠을 가득 메운 두꺼비 떼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인도를 지나, 달리는 자전거와 자동차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도를 건너 이동했다. 그리고 3일 뒤 중국 쓰촨성에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했으며 홍콩 언론은 두꺼비의 이동이 지진 발생의 전조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진짜 동물들에게 지진 발생을 미리 아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동물의 재해 예지 능력을 믿는 일부 과학자들은 “모든 동물들은 외부 자극을 신속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몸에서 측정할 수 있는 수용 기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미세한 음파나 압변화(壓變化)를 감지할 뿐더러 지하수의 수위나 지형의 변화, 땅울림, 발광현상 등 지진의 전조 현상을 미리 감지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동물의 이상 행동이 일관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전 두꺼비 떼의 이동이 목격돼 지진의 전조로 여겨졌지만 며칠 후 산둥성에선 두꺼비 떼가 이동하고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 지진 발생 빈도가 높게 증가하고 과학계가 아직도 이렇다 할 지진 예측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동물의 초감각을 이용하는 연구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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