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그 땐 그랬지… 연극, 과거에 살어리랏다∼

Է:2010-04-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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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그 땐 그랬지… 연극, 과거에 살어리랏다∼

연극이 과거에 빠졌다. 1970∼80년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공간을 무대에 되살리고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 분주한 현대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 시절을 겪은 중장년층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추억여행을,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시극단은 ‘7인의 기억’과 ‘순우삼촌’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두 작품은 ‘현재의 서울은 과거의 서울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과거가 현재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들여다 보는 것이다.

‘7인의 기억’은 1972년 10월 유신이 나자 당시 고등학교 학생 일곱 명이 유신헌법을 비판한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중년이 된 7명의 고교 동창은 학창 시절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기로 한다. 당시 사건으로 세상과 담을 쌓은 친구 서종태의 딸 유정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데 누군가의 방해로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 유정은 아버지의 과거를 알아가며 배우로서 자각을 하게 되고 종태의 친구들은 자신의 과거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순우삼촌’은 1970년대 강남 개발 붐이 일기 전 잠실을 무대로 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서민아파트가 즐비했던 이곳은 지금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대표적인 부동산 투기 지역으로 꼽힌다. ‘순우삼촌’은 서울과 한강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 되돌아보며 그 시절로 돌아간다. 노총각 농부 순우는 평생 매형 최종길을 위해 살았다. 순우는 농사를 지으며 미국 유학을 떠난 매형의 뒷바라지를 한다. 종길이 10년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다고 하자 순우는 기대감에 들뜨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른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작품은 개발과 성장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7인의 기억’은 18일까지, ‘순우삼촌’은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02-399-1114).

한국 연극계가 주목하는 젊은 연출가 서재형과 작가 한아름이 의기투합한 ‘토너먼트’는 86아시안게임을 앞둔 85년 철거 직전의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 포장마차촌을 배경으로 한다. 작은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3형제, 그리고 가족이 고단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펜싱은 좌절과 고난의 현실을 이겨내는 돌파구로 극 중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된다.

서재형 연출은 “80년대 초는 민주화가 지배하던 시기라 가족 이야기보다는 역사적인 이야기가 더 많았고, 더 과거로 가면 먹고 살 걱정이 너무 심했다”면서 “80년대 중후반이 그나마 덜 복잡하고 지금과 가장 근접하면서 가족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던 시대”라고 설명했다. 20∼2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02-2005-0114).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80년대까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권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소심한 직장인, 만년 시간강사, 다이어트를 하려는 노처녀, 친구의 폭력이 무서운 여고생 등이 권투를 통해 현실의 돌파구를 찾는다. 이들을 지도하는 사람은 80년대 최고의 권투선수로 이름을 날리다 돌연 은퇴한 이기동 관장. 무대에 등장하는 8명의 배우는 3개월간 훈련을 받고 실감나는 권투장면을 연출한다. 손효원 연출은 “유행이 지난 한물 간 스포츠, 과거 한때 모두의 응어리를 일시적으로나마 해소 시켜 줬던 추억 속의 스포츠인 권투를 통해 우리들 마음 속 어딘가에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인하고 싶은 열정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5월 9일까지 서울 혜화동 소극장 모시는사람들(02-762-0010).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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