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 상흔 아물기엔 마르지 않는 르완다의 눈물… 80만명 희생 16주기 추모식
전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7일(현지시간) 아침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의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1분간 묵념을 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는 르완다의 국가가 흘러나왔다.
16년 전 이날 시작된 대학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식이 르완다 안팎에서 치러졌다. 폴 카가메 대통령은 28만명의 희생자가 묻힌 기소지 언덕에서 ‘희망의 불꽃’을 점화했다. 이 불꽃은 100일 동안 타오른다. 1994년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격추된 뒤 100일 동안 80만명의 목숨을 빼앗은 대학살 사건과 이를 극복하려는 르완다 국민의 노력을 상징한다.
카가메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슬픔을 딛고 미래를 개척해 가자”고 말했다고 올아프리카닷컴은 전했다.
대학살의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브룬디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인접국으로 떠났던 200만명의 난민은 아직도 보복이 두려워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기념식은 눈물로 얼룩졌다고 케냐 일간 더 스탠더드가 8일 전했다.
래리 리자는 끔찍했던 당시 경험을 시로 낭송했다. 아버지가 폭도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아 죽고, 어머니와 여동생이 집단 성폭행 당한 뒤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천장에 숨어 지켜봐야 했다. 또 다른 생존자 이브 카무룬시는 “죽음을 극복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우리의 앞날이 지난 16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부모를 잃고 고향을 떠나온 아이들은 아직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고, 성폭행 당한 여성들은 심각한 냉대를 받는 상황이다.
유엔도 같은 날 뉴욕 본부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의 르완다국제범죄재판소는 대학살 책임자를 끝까지 찾아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재판소는 81명의 용의자를 체포해 20명을 판결했고, 11명을 추적 중이다.
하지만 카가메 대통령은 물론 유엔도 대학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엔은 당시 르완다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했지만 대학살을 막지 못했다. 카가메는 16년 전 대통령기 격추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르완다 문제를 추적해온 독립언론인 앤 개리슨씨는 “대학살 원인은 중동부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을 둘러싼 프랑스와 미국 간 갈등”이라며 “프랑스어를 쓰던 후투족 통치자가 영어를 쓰는 투치족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후투족이 투치족을 학살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카가메와 관련된 투치족 부대가 학살에 가담했고, 미국이 이를 후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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