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 연출 배성우 PD “춤·노래 위주서 소재 넓혀… 감동 주는 무대로”
“우리 모두에게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요. 새끼발가락 들어올리기 같은 아주 사소한 거부터 가수를 능가하는 노래실력까지. 이웃들이 가진 무궁무진한 재주를 펼치도록 무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SBS ‘스타킹’(토 오후 6시 30분)이 달라졌다. 선정성 논란, 표절 논란을 일으켰던 과거는 뒤로 하고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오락 프로그램 최초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정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7일 서울 목동 SBS에서 만난 ‘스타킹’ 배성우(44) PD는 발상의 전환이 ‘스타킹’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작진이 맨날 밤새면서 일하는데도 평가가 너무 안 좋았어요. 마치 우리가 별 노력 없이, 재주 있는 일반인들만 모아서 무대를 제공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인정받지 못하니 변화와 탈출구가 필요했죠. ‘신기한 소재를 끌어 모으는 프로그램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소재를 넓혔지요.”
기존 ‘스타킹’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자주 뽐내는 재주는 춤과 노래였다. 하지만 배 PD는 노력이나 인내 같은 무형의 과정도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춤이나 노래는 오디션을 보면 바로 캐치가 되는데 다른 사연이나 과정은 한 순간에 잡기가 힘들었죠. 우리는 사람에게서 포인트를 잡았어요. 재주로는 방송에 나가기에 살짝 부족해도, 사연이 있고 그게 의미가 있다면 ‘스타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지난 3월 방송된 ‘7전8기’ 팀은 스타킹 오디션에서 7번 떨어진 사람 2명이 모인 그룹이다. ‘스타킹’이 되기 위해 준비한 자잘한 재주들 위에 오디션에 떨어졌어도 계속 도전한 끈기가 덧입혀지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다. 그 외에도 골형성 부전증으로 평생 앉아서 살아온 ‘앉은꽃 예숙씨’는 기구한 인생에서 갈고닦은 노래 실력을 뽐냈고, 청소년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방황한 김호중 군은 새 삶을 향한 의지를 노래로 승화해 ‘고교생 파파로티’라는 별명을 얻었다.
“보통 TV가 희로애락을 다루잖아요. 예능은 ‘희’와 ‘락’에 포커스를 두죠. 분노나 슬픔은 주로 다큐멘터리 몫인데, 우리 프로는 그 감정을 다 표현하는 게 장점입니다. 예숙씨의 슬픔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표현하기가 힘든 소재에요. 하지만 ‘스타킹’ 무대에서 그분이 뽐낸 노래 실력은 사연과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예능에서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표현된 거죠. 한 사람이 그 재주를 갖기 위해 배경에 깔아놓은 슬픔과 인내, 노력의 과정을 드러내자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타킹’은 우리 주변 이웃들을 위한 무대다. 이 곳에서 연예인들은 방청객이고 조미료로서 중심에서 물러나 있다. 배 PD는 “언제나 튀어야 하고 돋보여야 하는 연예인들이 우리 프로그램 안에서만은 일반인 출연자를 위해서 뒤로 물러나 있다. 점점 연예인들의 분량은 줄어들고, 녹화 시간은 10시간이 넘을 정도로 고된데도 ‘스타킹’에 꾸준히 나와서 프로그램을 빛내고 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글·사진=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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