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러브스쿨’ 통해 새로 태어난 이병준씨… 가슴 여린 독불장군 아버지-아들과 화해
“그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버팀목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태산이 무너지고 태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바로 아버지입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아버지…. 그러나 그 아버지들이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에게도 지금 사랑이 필요합니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서울 성수동 이병준 치과병원 입구에 쓰여 있는 글이다. 이병준(54·사랑의교회 집사)씨에게 이 말은 늘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채 아버지를 보내야 했다. 그는 좋은 아빠,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관계치유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아버지를 안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해 늘 가슴 한편이 먹먹하다.
이씨가 아버지·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2008년 사랑의교회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인 아바러브스쿨 1기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이씨는 기존의 아버지학교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 남성들은 지도하고 앞서 나가려는 리더십이 가정에서는 잘못 받아들여져 독주를 하게 되고 불협화음을 초래한다. 그래서 남성상의 치유가 필요한데도 기존 프로그램들은 남성들을 가정 순응형으로 바꾸는 대신 하나님이 주신 영적인 대표성은 잊어버리게 하고 있었다.
“아바러브스쿨에서는 첫 시간에 ‘당신이 인생의 챔피언이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합니다.”
이렇게 첫째 주에 ‘아버지 당신이 가정의 희망입니다’라는 격려를 받고 아버지, 아내, 자녀, 전 가족이 회복되는 5주간의 프로그램을 들었다. 이씨는 그동안 좋은 아빠·남편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노력해온 덕분에 치유가 빨랐다. 이씨는
“내가 찾고자 했던 아버지 마음이 이거였구나. 이게 정말 하나님이 우리에 대해 갖고 계셨던 아버지 역할이구나”라고 깨달았다.
둘째 주 아버지와의 관계 치유 시간에는 가슴 속에 용서하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들이 회복됐다. 그는 일간지 정치부 기자이면서도 소극적이었던 아버지를 인생의 패배자로 생각하며 절대 아버지 같은 인생을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세상의 부귀영화 권력이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고 아버지의 큰 사랑을 이해하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를 안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해드리는 과제는 끝내 수행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바러브스쿨에서 섬김이로 봉사하며 “이제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늘 강조한다.
다음은 아들 원태(24)씨와의 관계 설정이었는데 이 부분도 쉽지 않았다. 그는 마냥 착한 아들에게 실패한 인생과 성공한 인생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려 했다. 그러면서 사이에 끼어 있는 아내와도 자연히 사이가 나빠졌고 아들과 성향이 비슷한 부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다.
“아들은 피를 보는 것을 싫어하고 예술 쪽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주위사람들이 아버지 가업을 물려받으리라는 기대를 해
어린 마음에 번민이 많았었나 봐요.”
건축학과에 합격했으나 부모에게 효도하려면 치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해 재수를 했다. 이씨는 꼭 치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원태씨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아바러브스쿨 과제로 자녀와의 계획된 대화를 시도하며 진심을 전달했다. 이를 계기로 원태씨는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고 아버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로 회복됐다.
현재 이씨는 1기에 40∼50명이 참가하는 아바러브스쿨의 섬김이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이 원래 부여했던 가정의 제사장 권위를 찾고 사랑과 리더십으로 가정을 이끌어가는 건강한 아버지가 많이 세워지기를 기대하며 이 목사 및 다른 섬김이들과 함께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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