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시대 한국인의 일그러진 자화상
한국인은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선진국 클럽인 OECD 회원국으로서,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과연 걸맞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허울만 번듯할 뿐 내용을 들여다보면 삶의 품격은 낮고 질은 떨어진다.
통계청이 그제 우리 국민의 생활 모습을 담은 ‘2009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봉사활동 시간의 단축이다. 한국인이 지난해 ‘참여 및 봉사활동’에 쏟은 시간은 하루 평균 2분으로 2004년의 3분에 비해 1분 줄었다. 봉사활동 참여자 비율도 10세 이상 국민의 1.7%로 2004년 2.2%에서 크게 낮아졌다. 특히 고소득층일수록 낮아 월 500만원 이상 소득자 중에서는 0.1%만이 참여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고교생의 하루 학습 시간은 평일 기준 10시간47분인 반면 대학생은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4시간37분이다. 고질적인 학벌주의의 반영이다. 죽기 살기로 입시에 매달리고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는 노는 것이다. 하루 평균 독서 시간도 대학생은 11분으로 초등학생(22분)의 절반에 머물렀다.
집안일을 여성에게 맡기는 후진국형 풍토도 여전하다. 성인 여자의 가사노동 시간이 하루 3시간35분에 달한 반면 남자는 42분에 불과하다. 심지어 맞벌이 가구에서도 여자가 2시간38분, 남자가 24분으로 여자 노동량이 남자보다 5.6배 많았다.
국민의 69.7%, 즉 10명 중 7명이 평소 바쁘거나 시간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8.9%에 그쳤다. 열심히 산다는 뜻이겠지만 그만큼 삶이 고단하고 스트레스의 연속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보건복지부가 우리 국민의 자살사망률이 OECD 30개국 중 가장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08년 기준 하루 평균 35.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삶에 여유가 없고 각박하다. 이기적이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다. 이겨야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만 난무한다. 이것이 세계 13위 경제대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오늘을 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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