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땅] ‘地獄’ 글자 그대로 땅 밑에 있을까
지옥의 개념과 관련해서는 초대 교회 때부터 다양한 해석이 있어 왔다. 이것은 주로 성경 해석상의 차이 때문에 발생했다. 이 같은 차이와 다양성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반면 요한계시록 21장 1절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해석은 비교적 현대에 와서 다양하게 제기됐다. 신학 입장에 따라 새 땅을 이 지구로 볼 것이냐 아니냐의 차이를 가져왔고, 이것은 사회관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인생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옥은 땅 속에 있다?=이레니우스, 터툴리안, 심지어 어거스틴 등의 교부들도 한때는 ‘지옥(하데스)은 땅 속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적이 있다. 의인과 악인이 다 지하 음부에 내려가며 단지 각각 구역이 다르다는 게 이들의 해석이었다. 거기서 각각 마지막 심판 때까지 기다린다고 본 것이다. 여기서 가톨릭의 연옥(煉獄) 개념이 나왔고, 종교 개혁자들은 이를 비판하고 전면 부정했다.
지금도 일부 교파에서는 이 같은 해석을 근거로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속(the heart of the earth)에 있으리라”(마 12:40)는 등의 성경구절을 인용해 지옥은 ‘가장 낮은 곳’ 즉, 땅의 심장에 있다고 주장한다.
조직신학자 루이스 벌코프는 이에 대해 “성경에서 말하는 지옥은 특정한 장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상태, 즉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상태를 가리킬 뿐”이라고 반박한다.
장신대 소기천(신약학) 교수도 “많은 사람들이 지옥이 땅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물질적인 차원에서 영적인 것을 이해하려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옥은 지리적인 개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의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하면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해방신학의 이론적 틀을 만든 G 구티에레즈는 ‘해방신학’이란 책에서 종말을 이렇게 설명했다. “종말론적 약속들은 역사를 통해서 실현된다. 주님과의 완전한 상봉은 곧 역사의 종말을 뜻한다. 하지만 그 같은 상봉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역사 속에서이다.”
구티에레즈처럼 ‘새 땅’의 개념을 지구로 보는 이들은 정의 실현, 사회 개혁 등의 인간의 노력이 결국 예수 재림을 준비한다고 믿는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은 미래의 완성을 향한 도상(途上)’이라고 한 위르겐 몰트만을 비롯해 ‘인류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성취될 오메가 포인트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고 본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뎅 신부 등이 대표적이다.
한신대 류장현(조직신학) 교수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역사의 종말에 고정시키거나 영적인 현실로만 보게 되면 모든 불의를 정당화하는 기독교적 숙명주의를 야기하게 된다”며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 실현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벌코프는 “인간이 교육과 사회 개혁에 힘입어 그리스도의 완전한 통치를 임하게 할 것이라는 현대의 개념은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도래할 하나님 나라는 자연적 방법으로는 수립될 수 없고 오직 초자연적인 방법으로만 수립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님 나라를 지상적이고 민족적으로 본 게 아니라 영적이고 보편적인 왕국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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