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천안함서 기름 유출… 백령도 주민들 속앓이

Է:2010-03-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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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주민들은 사고 함정에서 유출된 경유 때문에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안에 서식하는 굴이 폐사하고, 인근 바다 어장에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지만 실종된 장병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호소할 곳조차 없다.

30일 중화포구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해안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코를 찌르는 냄새는 사고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경유 유출 피해는 가장 먼저 해안에서 굴을 따는 주민들에게 미쳤다.

김원철(50)씨는 29일부터 중화포구 인근 해안에서 굴을 채취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버려야 했다. 굴에서 기름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굴을 채취한 해안에서는 흰 기름띠와 기포를 볼 수 있었다. 김씨는 “굴에서 기름 냄새가 역하게 올라오고 평소보다 색깔이 탁해 폐사된 것 같다”며 “괜찮은 것만 고르다 보니 몇 개 못 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굴 껍질도 쉽게 까지는 것을 보니 기름을 먹은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50년간 굴을 채취했다는 장순애(84) 할머니도 “아들이 굴을 따왔는데 평소보다 흐물흐물했다”며 “먹어 보니 기름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해안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던 일부 해병대원은 굴을 채취하던 주민들로부터 “기름이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중화포구에 접한 연화2리의 한 식당에서는 굴을 먹고 간 손님이 “석유 냄새가 난다”며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어촌계 관계자는 “주민들은 농한기 생계를 위해 하루 1만∼4만원어치 굴을 딴다”며 “실종자 수색이 한창이라 말도 못 꺼내고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화2리 이장 김영호(44)씨는 “채취한 굴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면사무소에 신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닷속 오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령도 주민들은 사실상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30일에는 섬 전체에서 7척의 어선이 바다로 나갔지만 몇 시간 만에 모두 돌아왔다.

일부 어민 사이에서는 “4월 중순부터는 바다에서 까나리를 잡아야 한다” “우럭 등 바다낚시를 할 때 오염된 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함정 안에서 유출된 여러 위험물질이 그물망에 걸리는 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은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해경은 천안함 침몰에 따른 경유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방제정 2척을 사고 해역에 투입해 방제활동을 벌였다.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는 “경유는 점도가 약하고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2∼3㎞만 흐르면 자연스럽게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며 “현재는 경유가 조금씩 바다에서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유막이 형성되는 것을 보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엄기영 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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