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프로포즈 데이] 사랑에 눈떠가는 두 남녀의 내적 성장

Է:2010-03-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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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프로포즈 데이] 사랑에 눈떠가는 두 남녀의 내적 성장

“혹시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나요? 반지를 기대했는데 맥 빠지는 귀걸이 선물을 받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도 아일랜드로 휴가를 가세요.”

로맨틱 코미디 ‘프로포즈 데이’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Leap Year)의 2월29일에 여자가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한다는 아일랜드 풍습을 소재로 한 영화다. 아일랜드에서는 5세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풍습으로 이 때 여자가 프로포즈를 하면 남자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연애 4년차 기념일, 애나(에이미 아담스)는 남자친구 제레미의 달콤한 프로포즈를 예상하지만 제레미는 반지 대신 귀걸이만을 선물한 채 아일랜드로 출장을 떠나버린다. 속이 터지는 애나는 마침 아일랜드에는 윤년 2월29일 여자가 청혼을 하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풍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일랜드로 향한다. 하지만, 악천후로 여행은 꼬이기 시작하고, 날짜에 맞춰 남자친구가 있는 더블린에 가야하는 애나는 아일랜드 토박이인 데클랜(매튜 구드)에게 안내를 부탁한다.

한시가 급한 애나와 느긋하기만 한 데클랜은 2박3일의 짧은 동행에도 사사건건 부딪히는데, 어느새 이 다툼은 야릇한 감정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여행을 다녀도 만나지 못하는 운명의 남자를 단번에 만나는 ‘환상적 우연’을 로맨틱 영화의 특권으로 인정할 준비만 돼 있다면, ‘프로포즈 데이’는 유쾌하고 상큼한 영화다.

루이비통 트렁크를 들고 다니고 수백 달러짜리 신발을 신는 명품녀 애나와 “루이비통이 어디 쓰는 물건인데?”라는 식의 투박한 시골남자 데클랜의 기묘한 동행은 코믹하지만 작위적이진 않다.

방목하는 소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악천후로 기차 운행이 끊겨 더블린 행은 좌절되지만, 두 사람이 투덜거리면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은 아름답게 펼쳐진 아일랜드의 풍광을 배경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랑의 전설이 전해지는 고풍스런 성과 푸르른 들판, 잔잔한 호수와 아담한 시골 마을이 가득한 아일랜드는 마치 그 곳에 가면 사랑이 이뤄질 것 같은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준벅’ ‘다우트’ 등에서 성숙하고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인 에이미 아담스와 휴 그랜트, 주드 로에 이어 영국 로맨틱 가이 계보를 잇는 매튜 구드의 호흡도 자연스럽다. 진정한 사랑에 눈 떠가는 두 사람의 내적 성장과 결혼도 사랑도 쟁취하는 것이라는 여주인공의 용기는 한 줄기 깨달음과 깨알 같은 웃음을 주기엔 충분하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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