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희망, 强小기업-(36) 락앤락] 밀폐용기 2012년 세계 1위 시대 연다
락앤락의 힘은 ‘열정’에서 나온다. 회장부터 직원까지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으로 뭉쳤다. 주방용품 수입업체가 코스피 시장 상장에 성공하고 밀폐용기 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선 것도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상 사람들은 김준일(58) 락앤락 회장을 성공한 기업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서울 서초동 락앤락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28일 “락앤락에 관한 두 가지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락앤락이 주방용 밀폐용기만 만드는 회사로 알려진 점과 코스피 상장 후 6000억원대 주식 부자가 됐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서운하고 어이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락앤락의 국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 점유율은 59.7%. 독보적 1위다. 사면결착형 밀폐용기 하면 락앤락을 떠올릴 정도의 입지다. 소비자들이 ‘락앤락=밀폐용기 전문기업’으로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수납용 밀폐용기, 레저용 보온병 등에도 락앤락 로고가 박혀 있다. 김 회장은 “대표상품이 워낙 잘하다 보니 다른 상품이 빛에 가린 것일 뿐 락앤락은 종합가정용품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락앤락은 1978년 국진유통이란 이름의 수입업체로 출발했다. 주방용품을 수입하다 85년 제조에 나섰다. 그는 “생산까지 시작하니 관리 범위가 너무 넓고 변수가 많아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5년 가까이 고전하다가 90년 전략을 수정했다. 영업, 연구·개발(R&D)에 집중한 뒤 제조는 외주에 맡겼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무엇보다 한 품목을 가장 잘 만든 뒤 이를 발판삼아 제조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었다.
락앤락이 자신하는 고품질 제품 1호는 99년 내놓은 사면결착식 플라스틱 밀폐용기. 제품을 완성한 뒤에도 1년간 21가지 요소를 미세수정한 뒤 출시했다. 해외 반응은 좋았으나 국내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고릅니다. 모르는 회사 제품은 망설이다가 사지 않는 경우가 많죠.” 전략 수정의 이유다.
고품질을 알릴 터전이 필요했다. 락앤락은 2002년 12월 TV 홈쇼핑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홈쇼핑 방송에서 밀폐용기 속에 지폐와 솜사탕을 넣은 뒤 수조에 담갔다. 일정시간 뒤에도 지폐는 젖지 않았고, 솜사탕은 녹지 않았다. 물기가 스며들지 않은 것이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도 학창 시절 도시락 국물에 교과서가 젖으면 ‘그릇을 잘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락앤락의 고품질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2003년부터 매출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5개국에 수출했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연매출의 71.6%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매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락앤락의 국가별 매출액 비중은 중국 43%, 한국 28.4%, 미국·캐나다 14% 순이었다. 국내 매출액은 2007년 1117억원, 2008년 1586억원, 2009년 1631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입사 지원자도 몰렸다. 지난해 1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사시험은 분기별로 본다.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방증한다. 김 회장은 면접에 꼭 참석한다. 말하는 태도와 열정을 보기 위해서란다.
“스펙이라고 하는 것은 꾸밀 수도 있고, 단기간에 늘릴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말엔 그 사람의 기질이 나와요. 과장이 심하거나 화려한 말만 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죠.” 그는 “뭔가 이뤄내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열정인 것 같다”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은 어떻게든 성과를 낸다”고 말했다. 본사 엘리베이터에도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 붙어 있었다.
락앤락은 현재 해외에 16개 법인을 진출시켰다. 수출 경로를 다각화하기 위해 4월 이탈리아, 6월 일본, 9∼10월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2012년 국제 밀폐용기 시장 1위가 목표다.
“해외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지명도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잖아요. 해외 투자를 위해 상장한 겁니다. 소비자를 위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수출을 늘려 국가경제에 기여한다는 공적인 목표에 따른 것이죠.”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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