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이어령과 마우, 켈러
최근 이 시대의 지성이라고 할 몇 분들을 만났다. 미국 풀러신학교의 리처드 마우 총장과 뉴욕의 리디머교회 담임 티모시 켈러 목사,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이다. 마우 총장과 이 전 장관과는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고 켈러 목사는 책을 통해서 접했다.
이들 3인의 공통점은 이 시대의 기독교 변증가라는 점이다. 이들은 비신자와 신자의 경계선상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전 장관은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나는 아직도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을 아직 영성의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바친다고 덧붙였다. 초신자인 이 전 장관도 이미 기독 변증가가 된 것이다.
켈러 목사는 요즘 세상은 종교를 두고 양극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층 더 종교적이 되고 있는 동시에 한층 더 종교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원화 사회에서 정중함을 이룩할 수 있는 길은 양극화되고 있는 양측이 상대편의 주장을 가장 강력하고도 긍정적인 형태로 대변하는 법을 배웠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경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영적인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마우 총장은 다원화사회 속에서 신자들이 간직할 개념으로 ‘신념있는 시민교양’(Convicted civility)을 제기한다. 신념을 갖고 자신의 종교적 확신을 지켜나가되 다원화 사회에서 그 신념을 펼치는 데는 시민교양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요즘의 현상을 보면 충분히 이해된다. 교양 없는 신념은 전파되지 않는다. 신념 없는 교양은 무의미하다.
주위를 돌아보면 신앙적 경계인들이 많다.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 확신과 의심의 문지방 사이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니 오히려 확신에 거한 종교인과 비종교인보다는 회색지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만들어진 신’과 ‘살아있는 신’ 사이에서 헷갈려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런 시대일수록 변증이 필요하다.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믿음의 도약’을 일으키게 하는 작업은 너무나 중요하다. 회의론자들의 신념을 들어주고, 그 신념을 대체할 믿음을 ‘교양 있게’ 전해주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중요한 선교적 작업이 아니겠는가.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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