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어떻게 볼 것인가… 미래목회포럼 정기 토론회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무엇인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WCC 총회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2013년 WCC 10차 총회 개최지가 부산 벡스코로 결정된 지난해 9월 이후 WCC 문제는 기독교계에 큰 논쟁을 불러왔다. 그러나 교계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WCC에 대한 진솔한 평가와 소통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목사)이 25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최한 ‘한국교회, WCC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포럼은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러 교단의 중견 목회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포럼이 중간자적 입장에서 소통의 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행사에는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병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등 교계 양대 연합기관의 수장을 비롯해 200여명의 교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 대표회장은 개회예배 설교에서 “선교를 위해서는 복음의 모습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며 “WCC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국교회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 회장은 “WCC를 통해 한국교회가 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평화의 소임을 감당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럼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가 WCC 총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음주의가 WCC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의구심이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그 의문으로 WCC가 공산주의를 포용하면서 자본주의에는 냉혹한 점, 타 종교와의 평화와 대화를 강조한 나머지 종교다원주의로 흐르고 있는 점, WCC의 신학과 활동이 결국 복음 전도의 열기를 식게 만든 점 등을 꼽았다. 그는 “WCC가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의 참여를 바란다면 그간의 잘못된 노선을 인정하고 앞으로 복음주의적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 여기에 힘을 보태 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호 총신대 교수는 WCC를 ‘비성경적 모임’으로 규정했다. 문 교수는 “WCC는 교회들이 교리적으로 충돌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단지 ‘모이기’만을 추구하면서 성경의 진리와 교회의 정통 교리를 떠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경의 절대 진리를 말하고자 하면 신학으로 도피하고, 정작 신학을 통해 절대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면 성경의 다의적 의미 혹은 정황적 의미라는 관점으로 도망치는 것이 WCC”라고 공격했다.
박성원 영남신대 교수는 자신이 WCC 중앙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WCC 총회 개최의 의미를 역설했다. 우선 그는 ‘WCC의 신앙고백이 의심스럽다’ ‘WCC는 용공이다’ ‘WCC는 선교에 관심이 없다’ ‘WCC는 다원주의다’ 등의 주장은 모두 진실이 아니거나 오해라고 역설했다. WCC는 성경, 예수 그리스도,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위에 선 세계교회 연합체이며 지금도 WCC 안에서 ‘선교와 전도 일치국’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어떤 특정한 이념을 지향한 적이 없으며 종교 간 교리를 섞은 것이 아니라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WCC 총회 개최는 한국교회가 양적 재정적 측면뿐 아니라 영성과 신학 등 모든 면에서 지도적 위치에 놓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종천(감신대) 임희국(장신대) 유해무(고신대) 교수 및 박종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무가 패널로 나서서 각각 WCC 총회에 대한 찬반 입장 및 의미 등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WCC에 대한 교계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역사적 경험적 신학적 간극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다만 WCC의 정체성과 공과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찰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