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情’ 쌓고 사막에 스크린골프장 설치… 국내 건설사 ‘중동입성 작전’ 뒷얘기
오만 소하르 산업단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아로마틱스(자동차 내·외장재 원료 생산) 플랜트 건설을 성공리에 마친 GS건설 나승수 부장은 “컵라면 덕을 봤지요”라고 말했다. 사업주와 컵라면을 나눠 먹으면서 친분도 쌓고, 신뢰도 다졌다는 것이다. 역사·문화적 이질감으로 자칫 실패하기 쉬운 중동 입성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
나 부장은 틈나는 대로 사업주와 ‘비공식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상대방의 마음 문을 열었다. 신의를 중요시하는 중동국가 특성상 발주처와 시공사 간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뉴욕의 외환은행 지점에 개설된 GS건설 계좌에 4억7000만 달러가 입금됐다. 송금처는 아부다비의 국영석유회사 계열인 타크리어(Takreer)사. GS건설이 이 회사로부터 따낸 31억1000만 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정제 시설공사(패키지 2프로젝트)에 대한 선수금이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행 담당 승태봉 상무는 “차질 없는 사업 이행을 위해서는 기한 내(1개월)에 꼭 받아내야 했던 상황이라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면서 “하루에 40통이 넘는 전화를 해가며 한 달 가까이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동분서주했다”고 털어놨다. 끈질기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한국인의 근성 덕분에 사업 이행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아부다비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는 국내 건설사들의 ‘밀착영업’도 눈길을 끈다. 최근 현대건설과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UAE 지사 사무실을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옮겼거나 이전을 준비 중이다.
GS건설도 지난달 초 아부다비로 옮겼다. 모두 UAE의 경제축이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옮겨지는 현 흐름을 발 빠르게 포착, 실행에 옮긴 케이스다.
플랜트 공사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주 성공과 더불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는 한국인 및 현지 직원들을 위한 복지에도 신경 쓰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지난 1월 국가보안시설인 아부다비 루와이스 산업공단 내 한국인 숙소에 실내 골프연습장이 등장했다.
직원편의시설 확충방안을 강구하던 GS건설이 국내설비업체를 직접 불러와 ‘스크린 골프장’ 4세트와 골프연습시설을 설치한 것. 루와이스 그린디젤 프로젝트 현장을 담당하는 심해진 관리부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달라지고 다양해지는 여가활동을 감안했다”면서 “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만·아부다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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