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 바로 세우자-(12·끝) 교계 과제] 교회사 교육시스템 갖추고 학계는 양서 공급을
참 석 자
●이용규 목사<교회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장>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이은선 교수<안양대>
기독교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온 지 126년. 한국 기독교는 사회 개혁, 보건·의료, 한글 보급, 독립운동, 건국 등 근대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문제는 이 같은 자랑스러운 기독교 역사가 초·중·고 역사(사회) 교과서에서 왜곡 또는 축소된 채 기술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이용규 한국교회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장, 박명수(서울신대) 이은선(안양대) 교수와 좌담을 갖고 한국교회와 교회사가들의 역할,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국교회사를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는 방안은.
◇이용규 목사=우선 교회 안에 한국교회사를 가르치는 과정을 신설해야 한다. 지역교회사도 중요하다. 지역마다 복음이 어떻게 들어갔고, 교회를 통해 신학문과 의료사업, 고아원과 같은 사회사업 등이 어떻게 발전됐는지 알게 되면 교회와 지역사회 관계도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아울러 교단별로 교회학교 공과의 변화도 필요하다. 교파 역사뿐 아니라 한국교회사를 가르쳐야 한다. 미션스쿨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션스쿨이 한국사와 함께 교회 역할을 기록한 보조교재를 가르치면 좋겠다.
◇박명수 교수=그런 점에서 학자들이 감당할 몫이 적잖다. 한국교회사가들은 대중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회역사를 평이하게 기술해야 한다. 가능하면 일화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 또 교회사를 한국사의 맥락에서 기술해야 한다. 한국사 속에서 기독교의 의미를 밝히고 드러내야 한다. 일반 역사학자들에게 한국교회사는 특정 종교의 역사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 역사 연구가 교회사가들의 독점물이 되면 안 된다. 일반 학자들 가운데 불교 유교 가톨릭을 연구하는 분들은 많다. 일반 대학에서도 기독교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학자들을 적극 발굴, 후원해야 한다.
◇이은선 교수=교단과 연합기관이 한국교회사를 각 교회에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 교계 언론을 통한 지속적 여론 환기, 각 교단의 주일학교 교사 및 지도자들을 위한 역사 세미나와 교육 등이 필수적이다. 학계도 교단 및 교회들을 위해 한국 기독교역사 양서들을 공급하고 연구 성과물들을 더 많이 알려야 한다. 이는 교단(교회) 및 학계의 협력과 후원으로 이룩될 사안이다.
-기독교가 정당하게 서술되기 위해선 우리 사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일반 역사학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박 교수=그동안 역사학계엔 소위 수정주의가 지배해 왔다. 수정주의란 기독교가 서구문화를 도입했다는 의견에 반대하고 기독교가 서구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최근 역사를 제국주의 대 식민주의의 대립 구도로 보기보다는 문명 교류로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과거의 배타적 민족주의가 비판을 받고, 세계사적으로 역사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기독교 역사가 보다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다.
◇이 교수=앞으로 교회사학자들과 일반 역사학자들 간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는 기독교가 근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10가지 주제로 나눠 연구했다. 조만간 결과물을 출간한 뒤 역사학자들과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지 않으면 기독교에 대한 교과서 서술이 개선되기란 쉽지 않다.
◇이 목사=한기총은 지난해 한국교회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를 출범한 뒤 전문위원들을 위촉했다. 전문위원들은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교과부 및 여러 관계기관에 수차 건의안을 보냈다. 김영진 황우여 의원 등은 대정부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기총 차원에서도 정부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역사교과서의 기독교 왜곡 및 축소 문제점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국민일보가 ‘기독역사 바로 세우자’라는 특집을 기획한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이를 읽고 역사교과서의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역사적 인식 차이를 극복하고 공동의 역사 인식을 이뤄낸 외국 사례는 없는가.
◇이 교수=프랑스와 독일의 공동 역사교과서 저술을 꼽을 수 있다. 나폴레옹이 독일을 침략한 뒤 네 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른 독일과 프랑스는 서로 다른 역사인식을 갖고 대립, 갈등했다. 하지만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현재는 양국이 공동으로 제작한 역사교과서를 가르치고 있다. 이 교과서는 한국어로도 번역돼 있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가 그것이다.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한국 기독교의 근대화에 관한 역할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이 시급한데.
◇이 목사=교육과정은 설계도와 같다. 교육과정에 기독교에 관한 항목이 설정되지 않으면 교과서에 서술될 수 없다. 우리는 개정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교과부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한기총과 한국교회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
◇박 교수=현행 교과서의 부분적 개정도 필요하다. 오는 7월이면 2011년부터 사용될 교과서의 초본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때도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내년부터 역사 부분에서 검인정 교과서 제도가 실시되면서 학교가 선택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미션스쿨이 선택권을 잘 활용해야 한다. 기독교를 공정하게 서술한 교과서를 채택하면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기독교학교연맹 등이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진행·정리=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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