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이국 삶 ‘희망’으로 보듬다… 사석원 ‘하쿠나 마타타’

Է:2010-03-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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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이국 삶 ‘희망’으로 보듬다… 사석원 ‘하쿠나 마타타’

2007년 금강산의 사계 그림으로 ‘만화방창’전을 연 사석원(50)은 당시 미술시장 호황과 함께 ‘블루칩 작가’로 평가받았다. 박수근 이대원 이우환 김종학 등 인기작가들의 화력(畵歷)에 비해 그림값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림은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전시 후 그는 다음 개인전을 위해 아프리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미술시장은 반토막이 난 상황. 그의 작품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오는 26일부터 4월 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풀어놓는 그의 신작들은 물감을 잔뜩 찍어올린 화사한 색채나 익살스런 동물의 모습에 울긋불긋 꽃들이 함께 어우러졌다는 점에서는 여전하다. 하지만 작가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동물들도 생존을 위

해 고뇌하고 있음을 발견했고, 그런 존재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뜻을 그림에 담았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그는 고뇌하는 동물들의 모습에서 이땅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떠올렸다. 출품작 80여 점은 캔버스가 아닌 칠판에 그려졌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러시아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자신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 칠판에 작가의 그림이 더해졌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등 글의 내용들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인 것은 모두 희망을 담고 있다는 거였어요.”

이런 취지를 담아 전시회 제목은 “모두 잘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는 뜻의 스와힐리어 ‘하쿠나 마타타’로 정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격려와 응원을 담은 작품들로 꾸며졌다. 그것은 여섯 살 때까지 말문을 열지 못하고 틈만 나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은 그의 유년시절 아련한 자화상에 대한 회상이자 격려의 붓질이기도 하다.

호랑이 얼룩말 코끼리 사자 개 등 동물 그림은 상상력으로 자유분방하게 그린 것 같지만 사실은 수백컷의 사진을 찍으며 관찰한 끝에 나온 이미지로 사석원 특유의 현란한 색채가 더해져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화면에 한자가 쓰여진 낡은 현판이나 전통 가면을 오브제로 붙인 작품은 고전과 현대의 접목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전시도 열기 전에 벌써 작품 주문이 쇄도한다니 이번에도 대박을 칠 것이 분명하다.

작가는 말한다. “운이 좋았다”고. 1980년대 중반 동국대 동양화과를 나와 수묵으로 자연과 인물을 그리던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으로 군 면제를 받고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뒤에도 일찌감치 잘 팔리는 작가로 부상했다. 흔히 ‘운칠기삼’(운 70%, 실력 30%)이라지만 운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따르지 않을 터. 평소 여행을 즐기면서도 일단 작업에 매달리면 열정을 쏟는 치열한 작가정신의 발로가 아닐까.

전시회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부할 계획이다. 4월 4일 오전 11시에는 다문화가정센터 레인보우합창단 공연과 자선바자가 열리고, 점심식사와 함께 작가와의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전시 수익금 일부는 다문화센터의 육성사업부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랑과 행복을 안겨주는 그의 전시는 24일부터 4월 18일까지 부산 해운대 노보텔 가나아트에서도 열린다(02-720-102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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