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배신”… 대우자판 분노

Է:2010-03-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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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가 배신”… 대우자판 분노

18일 오후 3시 인천 청천동 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 본사. 건물 옥상에 설치된 대형 자동차 광고판은 ‘근조(謹弔)’가 적힌 검은색 천으로 뒤덮였고 건물엔 ‘국민혈세 먹고 튀는 GM대우 규탄한다’ 등 GM대우를 성토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GM차 절대 출입금지’란 문구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은 600여명. 모두 대우자판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다. 그들은 불과 10일 전만 해도 GM대우차가 좋다면서 열심히 팔고 다녔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날 ‘GM대우 규탄대회’를 열기 위해 모였다.

대우자판은 1993년 대우자동차에서 판매부문이 독립한 회사로 GM대우로 변경된 이후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GM대우 차량의 국내 총판을 책임졌던 GM차 전문 판매회사다. 하지만 올해 1월 GM대우가 지역총판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국내 8개 영업 권역 가운데 4개를 신규 딜러에게 내줬다.

급기야 지난 9일 GM대우는 대우자판에 판매 영업권 계약을 완전히 해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10일 릭 라벨 판매·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차판매와 사업관계를 종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우자판으로선 순식간에 회사의 출발점이자 매출 35%를 차지했던 사업을 잃어버린 셈. 특히 대우자판은 GM대우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외에 시보레 브랜드 도입 등의 조치가 부평공장을 단순 조립공장으로 전락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집회 분위기를 내고자 틀어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듣고선 “내가 저 노래를 부르게 될 줄이야” 하며 탄식했다. 다른 직원은 “봄이 됐는데 날씨도 춥고 마음은 더 춥다”며 “GM의 배신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관리직협의회 유종기 의장과 영업직노사협의회 박종태 의장 등이 앞장서 “GM대우 박살내자” “아카몬(GM대우 사장)을 쫓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근처 GM대우 부평공장 앞으로 이동했다. 또 이들은 항의의 표시로 공장에 달걀을 던졌고 마티즈 한 대도 부쉈다.

GM대우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GM대우 관계자는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우리로선 대우자판이 차 판매에 집중하길 원했지만 대우자판은 사업을 다양화하며 이 부분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GM대우가 지역총판제를 도입하며 원래 30일이던 차량 구매 대금 납부 기한을 20일로 앞당긴 점도 결별의 요인이 됐다. 현금운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대우자판이 일부 납기일을 넘겼고 GM대우로선 이 부분을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우자판은 GM과 결별하게 되면 건설부문 확대와 수입차 판매 증대로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또 인천 송도에 3800여 가구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송도 도시개발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사업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대우자판의 앞날은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우자판 회사 이름 교체 가능성도 거론한다. 더는 대우 간판을 달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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