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BOP

Է:2010-03-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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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갓’이란 영화가 2005년 개봉됐다. 아카데미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었다. 무대는 브라질의 파벨라스. 빈민촌이다. ‘가만히 있어도 죽고, 도망가도 죽는다’는 이곳에서 대물림되는 강도 강간 살인 등 끔찍한 범죄를 생생하게 영상에 담았다. 그래서 ‘시티 오브 갓’은 ‘신의 축복을 받은 도시’가 아니다. 정반대로 ‘신이 버린 도시’라는 뜻이란다. 파벨라스처럼 지구촌 곳곳에는 슬럼가가 있다. 필리핀의 파야스타, 페루의 바리아다스 등등….

BOP(Bottom of Pyramid)는 이들을 통칭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위치한 사람들. 연간 3000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을 포함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도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통계는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자료도 그 한 가지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현재 화장실 대신 야외에서 ‘볼일’을 해결하는 인구가 11억명이다. 전 세계 인구의 17%가 화장실이 없어 들판이나 해변, 숲 속 등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8억8000만명은 개량식수 시설이 없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다. 이렇듯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숨지는 5세 미만의 아동이 매년 150만명이나 된다니 안타깝다.

아프리카 남부 내륙에 있는 짐바브웨의 경우 2008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콜레라 때문에 무려 3만5000명 이상이 숨졌다. 아프리카 서북부의 말리에서는 요즘도 말라리아 설사 폐렴 등에 걸려 5세 미만 아동의 20%가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재앙의 근본원인은 하수 및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세균이 득실대는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세계 각국이 노력한 결과 위생 상태는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WHO의 2004년 통계를 보면 화장실과 하수도 시설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26억명이었다. 2008년 통계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특히 좀처럼 생활환경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비도시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기아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영양결핍 인구는 8억5000만명이며, 이 중 92%가 만성적인 기아 상태에 놓여 있다. 반면 과체중인 성인 인구는 10억명이 넘는다.

이러한 통계들을 접하면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 있다. 인간은 과연 평등한가.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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