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변교회, 외로운 어르신 위해 10년째 ‘사랑의 국수’
대구 노변동에 사는 박모(76) 할머니는 매주 목요일 점심 때마다 인근 노변공원에 나가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먹는 것이 외로운 노년의 유일한 낙이다.
차가운 바람을 피해가며 먹는 국수도 맛있지만 살가운 자원봉사자들을 한 주 만에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세상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없이 즐겁기 때문이다.
대구 노변교회가 2001년부터 교회 앞 노변공원에서 매주 목요일 인근 어르신과 점심 한 끼 해결이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어온 무료급식이 3월의 꽃샘추위마저 녹이고 있다(사진).
노변교회 성도 전원이 한마음이 돼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초봄이었다. 노변교회는 1995년 대구 시지동에서 개척교회로 출발했지만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지금의 목련아파트 상가 지하로 옮기느라 재정이 그리 넉넉지 않다.
하지만 성도들은 인근 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이 그저 벤치에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 잠시나마 기쁘게 해주는 일을 찾다 1주일에 한번이라도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다. 공원에 나오는 노인들은 60여명으로 대부분 인근에 산다.
비록 한 끼 식사지만 음식 준비만 해도 교회로서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주위의 별다른 후원도 없어 교회 살림은 더욱 빠듯해졌다. 그래도 성도들은 무료급식을 계속 밀고 나가기로 했고 시간이 갈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기도했다. 무료급식이 어언 10년간 이어지자 처음에는 ‘저러다 그만 두겠지’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던 이웃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민건강관리공단 수성지사 직원들과 이웃 ‘나눔과 섬김의 교회’ 성도들까지 힘을 보탰다. 지나가던 이들이 비용에 보태라며 몰래 작은 정성을 내놓기도 했다.
노변교회 성도들의 무료급식이 소문나자 대구시내 멀리서 지하철을 타고 오는 이들도 늘어나 지금은 매주 200여명 분의 식사를 준비할 정도로 규모도 늘어났다.
노변교회 전일수(59) 목사는 “무료급식을 시작한 뒤 이웃 주민들이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게 됐고 급기야 하나님을 섬기는 분들도 생겨났다”고 활짝 웃었다.
대구=김상조 기자 sang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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