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불 안 가리고 유권자 속이는 정치권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도지는 편가르기 병이 6·2 지방선거에서도 만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책으로 승부하는 포지티브 대결은 찾을 수 없고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이념간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는 네거티브 전략이 판을 치고 있다. 설상가상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한탕주의식 공약들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남발해 선거전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정치권이 한탕주의에 집착하는 이유는 표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일이라면 실현 여부 따위는 중요치 않다. 야당의 무상급식 공약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자당 후보가 당선되는 지방자치단체부터 초·중등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짜로 내 아들딸 밥 먹여준다는데 싫어할 부모는 없을 것이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귀를 솔깃했을 법하다.
문제는 무슨 돈으로 먹이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공약엔 최대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재원 마련 방법이 빠져 있다. 4대강 예산을 줄이면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설명은 ‘아니면 말고’ 식의 야당 다운 무책임한 발상이다. 무상급식은 자칫 빈부계층의 반목과 갈등을 불러올 민감한 사안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오죽하면 당내에서조차 “무상급식 의무화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역기능이 적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오겠는가. 이 공약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재원마련 방안을 먼저 내놓는 게 순서다.
한나라당은 무상급식 공약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 공약 역시 민주당과 대동소이하다. 한나라당이 곧 내놓을 공약에는 2012년까지 농어촌 자녀 100% 무상급식 실시 등 무상 급식의 단계적 확대,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의 무상교육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표 앞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야당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정을 책임진 여당까지 포퓰리즘에 편승하려는 자세는 지양돼야 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는 야당이나, 그걸 따라 하는 여당이나 거기서 거기다.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