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빛으로 피어난 바람속 파꽃… 최향 개인전 3월 27일까지 진화랑
“파꽃이 바람에 흩날릴 때 내 영혼의 울림도 하늘에 흩날리리라.”
광주광역시에서 작업하는 화가 최향(57)은 10년 전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때 시골 파밭을 우연히 지나며 파꽃에 눈이 꽂혔다. 수확하지 않은 채 내버려진 파꽃이 작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받지 못한 파꽃과의 동거가 그때부터 시작됐어요. 파꽃에게 말을 걸고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저의 분신이 됐습니다. 하얀 파꽃에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색깔 무지개빛을 선사하는 작업이 너무 행복했지요.”
이전에 추상작업을 했던 그에게 파꽃을 그리는 것은 명멸하는 자연의 섭리를 표현하는 것과 같았다. 파꽃은 연약한 생명의 꽃이자 치열한 삶의 꽃이다. 작가는 붓질을 최소화하고 튜브에서 직접 짜낸 물감을 나이프 끝에 올려 화면에 찍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볼륨감을 살려낸다. 그의 독특한 ‘파꽃 찍어내기’ 붓질은 특허 등록된 기법이기도 하다.
파꽃을 통해 생로병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개인전이 1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통의동 진화랑·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008년 전시 때 좋은 반응을 얻은 후 더욱 다양해진 ‘파꽃은 바람에 흩날리고’ 연작을 선보인다. 달콤한 솜사탕 같기도 하고 하늘하늘 춤추는 민들레 같기도 한 파꽃 그림이 행복을 전한다.
미술평론가 김영호씨는 “물감을 찍어 올리는 행위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에는 다양한 색채가 병치되며 풍요로움이 있다”면서 “그의 그림은 캔버스에 얹혀진 무수한 반점이 응고돼 형성된 부조적 회화의 형식을 개척하고 있다”고 평했다(02-738-7570).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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