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없다” 영장심사서 혐의 부인
부산 여중생 이모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는 검거 이틀 만인 12일 실시된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길태는 부산지법 251호 법정에서 한경근 형사4단독 판사 심리로 오후 2시30분부터 약 25분 동안 실시된 심사에서 이양 사건과 관련한 판사의 질문에 “할 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저지른 20대 여성 성폭행에 대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있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길태는 변호사를 따로 선임하지 않아 국선변호인이 대동했다.
실질심사에 앞서 30분가량 김길태를 면담한 국선변호인은 “피의자가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만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면서 “판사의 질문에 당사자가 ‘할 말 없다’고 말하면서 심사가 금방 끝났다”고 전했다.
한 판사는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여중생을 살해한 혐의와 도피 과정에서 27만원을 훔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아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데다 재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앞서 김길태는 오후 1시2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 사상경찰서를 나섰다. 경찰은 이날도 김길태의 얼굴을 공개했다.
김길태는 검거 당시 입었던 회색 상의에 검은색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얼굴은 검거 당시보다 깔끔해진 상태였으나 수염은 덥수룩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김길태의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으며 그 위에 다시 포승으로 묶었다.
김길태는 경찰서 현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체포 때와 달리 풀이 죽은 듯 답변 없이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과 검찰청 구치감 주변에 경찰력 100여명을 배치했다.
한편 경찰은 김길태의 호칭을 그동안 사용해 오던 ‘김길태’ 대신 ‘피의자 김모씨’로 바꿨다. 사건 브리핑 주체도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지방경찰청 차장(경무관)에서 김희웅 서장(총경)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상부에서 김길태 호칭을 ‘피의자 김모씨’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는 내용의 지시를 내려 호칭을 바꾸게 됐다”며 “호칭 변경과 수사진행 상황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이영재 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