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벗어버린 진짜 내 모습은?… ‘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김진경 글·조성흠 그림/문학동네/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본모습과 남들이 기대하는 모습 사이에 괴리가 클 경우 혼란스럽고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연작 동화 ‘고양이 학교’로 우리 정서가 담긴 한국적 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준 김진경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 3명의 이야기를 통해 가면을 벗어버리고 용기있게 자신을 직시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선영, 미나, 지희는 한 반 친구들이다. 그러나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은 판이하다. 지희는 5학년 때 미나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데 앞장섰고, 선영이는 그런 미나를 언니처럼 감싸안은 친구였다.
집안 형편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게 행동해온 선영이는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누구에겐가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미나는 ‘착하고 귀여운 아이’로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공주병이라고 따돌림을 받았을 정도로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지희는 아버지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때문에 지나치게 독립적인 아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한 사건이 발생한다. 체육시간에 교실을 비운 사이 지희의 지갑이 없어진다. 당번이라 교실에 남아 있던 미나의 증언으로 선영이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선영이는 지갑에 손을 대지 않았지만 다른 아이들로부터 의심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다.
지희와 선영 간에 갈등은 커지고, 미나도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에 갇혀 제 안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미나는 자신이 지희의 지갑을 우연히 주웠고 도둑으로 몰리게 될 게 두려워 영겁결에 선영이의 책상 서랍에 그 지갑을 넣었던 기억을 뒤늦게 되살려 낸다. 세 아이는 관계가 껄끄러워지기도 하지만 미나가 되살린 기억을 고백하면서 서로에게 다가설 실마리를 찾는다.
작가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기를 보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자기 눈으로 자신을 봐야 마음의 힘이 생기고 다른 사람과도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아이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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