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연수생 피살 이어 유학생 또 피습… 러 한인사회 ‘인종범죄’ 공포
러시아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최근 극우 인종편견주의자들로 보이는 괴한들에게 잇따라 피습당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 정부가 뒤늦게 여행경보 상향 조정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이보다 앞서 외교적 채널을 통해 러시아 당국에 재발 방지책을 강력 촉구하는 동시에 유학생 및 교민들 스스로의 안전조치가 요구된다.
외교통상부는 모스크바 남서부 유고자파드나야 지역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모스크바 국립 영화대 3학년 심모(29)씨 피습사건 역시 최근 러시아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스킨헤드’에 의한 인종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 주일학교 교사인 심씨는 오후 5시쯤 예배가 끝나고 생일을 맞은 교포 자녀 등 5명과 노래방을 다녀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심씨가 아이들과 헤어지고 동석했던 심씨의 여자친구와 걸어가던 중 흰 복면을 쓴 괴한이 뒤에서 달려들어 목을 감싼 뒤 공격하고 달아났다. 심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과다출혈에 의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심씨가 사고를 당한 지역은 지난주에도 외국인 1명이 현지 청년들에게 피살되는 등 과거에도 크고 작은 외국인 대상 범죄가 자주 일어났던 곳이다. 러시아 스킨헤드는 구동독 지역에서 발생한 네오나치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은 극단적인 인종편견주의자들로 유색인종에 대한 무차별 집단 폭행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달 15일 단기 연수 중이던 유학생 1명이 현지 청년들에 의해 살해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서 교민 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특히 스킨헤드의 범행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러시아 청년층의 약 15%가 극우파에 동조하고 있고, 20여개 단체가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킨헤드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배타적 민족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거 러시아에 유입돼 일자리를 잠식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 경찰이 인종혐오 범죄 수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단순 폭행 사건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어 이런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조만간 여행경보 상향 조정을 포함한 여행자 안전 문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는 교민 6200여명, 유학생 2000여명이 체류 중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