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포스코 첫 여성 임원 오인경 상무] 긍정의 리더십으로 ‘禁女’의 철벽 뚫었다

Է:2010-03-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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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포스코 첫 여성 임원 오인경 상무] 긍정의 리더십으로 ‘禁女’의 철벽 뚫었다

지난달 26일 임원인사 내용을 본 포스코 직원들은 한동안 술렁였다. 명단에 낯선 여성 이름이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여성 임원은 처음이었다. 거친 철강생산 현장을 가진 포스코에서 지난 1월 현재 여직원은 전체 1만6534명 중 3.1% 수준인 517명. 국내 대표적 ‘남초(男超)기업’으로서는 파격 인사인 셈이다.

그 주인공은 오인경(49) 상무. 포스코는 신설한 글로벌리더십센터장으로 기업교육 컨설팅업체 지식회사 대표인 그를 영입했다. 철강업계에는 생소하지만 기업교육 전문가로 잘 알려진 만큼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오 상무는 포스코 인력의 글로벌화 및 관리자급 임직원 리더십교육 등을 맡게 된다. 지난 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사무실은 창밖으로 강남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27층에 있었다. 교육 전문가답게 책으로 빽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5㎡ 남짓한 실내에는 여백이 많았다. 인사 이후 지난 2일부터 정식 출근했기 때문일까. 널찍한 책상 위에는 책 3권, 서류 약간, 포스코 관련 뉴스 클리핑 등이 전부였다. 실내가 단출하다고 하자 오 상무는 “원래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환히 웃었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십’ ‘팀장 리더십’ 등 책 제목에서 그가 이미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다.

포스코에 대한 인상을 묻자 곧바로 “좋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 상무는 “포스코는 국가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신념을 확고히 갖게 되는 것 같다”며 “인천 송도의 글로벌리더십센터를 직접 보고 더 큰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준양 회장도 그에게 “애국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자”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상무는 1979년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했다. 계엄령과 휴교령이 반복되던 엄혹한 시절이었지만 공부에 몰두한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물 흐르듯’ 유학을 떠났다. 미국 퍼듀대에서 교육공학 석사학위를, 보스턴대학에서 교육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이전에 박사를 딴 사람들은 모두 국내 대학으로 갔지만 그는 학문을 실제 적용하기 위해 유일하게 92년 기업에 들어갔다. 삼성인력개발원에서 8년간 그룹 교육과정시스템 개발을 주도했고, 2000∼2003년 삼성 기업교육 전문업체 크레듀 상무로 재직하며 리더십 관련 교육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2004년부터는 지식회사 대표를 맡아왔다.

또 그동안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기업과 정부 및 공공기관은 물론 일본 마쓰시타 본사에서 강의를 했다. 한 대기업에서는 자존심 강한 박사급 수강생들로부터 공연장에서의 커튼콜처럼 세 차례나 열렬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의 리더십 교육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오 상무에게 있어 리더십은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긍정의 힘’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권장도서로 ‘강점혁명’(마커스 버킹엄), ‘긍정심리학’(마틴 셀리그먼) 등을 꼽았다. 목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원하고 베풀며 감사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시크릿’(론다 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오 상무는 리더십에 대해 미켈란젤로의 말로 요약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완성하자 제자들은 크게 감탄했어요.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나는 대리석의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냈을 따름’이라고 했죠. 대리석의 강점을 최대한 살렸다는 얘기예요. 리더란 일일이 조각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직원이 강점을 발굴, 이를 발휘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부분을 다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교육도 강점을 개발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또 긍정적인 말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긍정의 힘이 넘쳐서일까. 젊고 유쾌해 보이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었다. ‘즐겁게 배우고 싶은 교육현장(Great Learning Place)’이라는 개념도 그만의 독특한 교육철학이다. 오 상무는 “재미나고 웃음이 많은 곳이 좋은 교육현장”이라며 “중요한 점만 축약해 알려주고 역할게임이나 팀워크 등을 통해 반복 체득시키면 더 기억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6∼9일 자신이 주관하는 포스코 신임 임원 교육과정에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80대 20’이라는 좌우명으로 인생에서 20%는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왔다는 오 상무는 또한 개인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살겠다고 했다. “한국 나이로 50이 되니 기부에 관심이 가더군요. 재단 같은 것을 세워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한다면 사회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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