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파브르 곤충기’ 완역한 김진일 명예교수

Է:2010-03-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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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파브르 곤충기’ 완역한 김진일 명예교수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시인이며 곤충학자였던 장 앙리 파브르(1823∼1915)의 저서 ‘파브르 곤충기’는 ‘곤충학의 바이블(성경)’로 불리는 세계적인 고전이다. 파브르가 56세 때인 1879년 첫 권을 펴내 86세 때인 1909년 10권으로 완성한, 원문만 2200쪽이나 되는 대작이다. 곤충의 본능이나 습성, 생태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지만 작은 생명체를 통해 바라본 인간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시적인 문장으로 담아낸 문학 고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파브르 곤충기’는 흥미 위주로 일부분만 발췌한 요약본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들이 많아 진면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암사가 펴낸 ‘파브르 곤충기’(전 10권·사진)는 원전(原典)의 내용과 맛을 온전히 살려낸 사실상의 국내 첫 완역(完譯)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번역은 김진일(68)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그는 파브르가 학위를 받은 프랑스 몽펠리에 2대학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40여년 동안 곤충 연구에 매진해 온 국내 대표적인 곤충학자이다.

김 명예교수는 3일 “‘파브르 곤충기’는 동물행동학이 정식 학문으로 탄생하기 100년도 훨씬 전에 곤충들의 생태와 습성을 관찰해 기록한 위대한 저작”이라며 “파브르의 역작을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파브르와 ‘파브르 곤충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에 유학하던 1970년대 후반이었다. 파브르가 관찰하고 연구한 곳을 자주 돌아다녔고, 언젠가는 ‘파브르 곤충기’를 완역해 한국에 소개하겠다는 생각을 품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 다짐을 30년만에 이룬 셈이다.

그는 “프랑스어에 익숙하고, 국내에 곤충학이 도입된 초기에 공부하다보니 다양한 곤충을 다뤘다”며 “‘이런 조건을 갖췄고, 한 평생 곤충 연구를 해 온 나 같은 사람이 아니면 누가 시도라도 해 볼 생각을 하겠나’하는 생각에서 완역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번역작업은 대학에 재직하던 2003년 12월 시작해 2006년 7월까지 2년 8개월이 꼬박 걸렸고, 4년간의 편집작업을 거쳐 최근 10권으로 빛을 보게 됐다. 김 명예교수는 “파브르가 곤충의 학명을 잘못 표기했거나, 나중에 학명이 바뀐 것들이 많아 현재 통용되는 학명으로 일일이 바로잡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나라에 없는 종은 우리말 이름을 지어 붙였고, 파브르가 오판했던 생물학적 사실이나 과학적 정보들은 주석을 통해 바로잡았다고 한다.

완역본에는 원전에 들어있는 곤충 세밀화 500여 컷과 함께 생태사진 전문작가가 찍은 800여 컷의 곤충 사진,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만화 일러스트 등이 실려 있다.

김 명예교수는 “‘파브르 곤충기’를 제대로 완역해 국내에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곤충의 세계에 접근하는 파브르의 기발한 지혜가 곳곳에 담겨있기 때문에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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