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이상훈] 도요타 사태, 남의 일 아니다

Է:2010-03-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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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상훈] 도요타 사태, 남의 일 아니다

일본의 2월은 도요타의 리콜 문제로 어수선한 한 달이었다. 도요타는 일본 최대 기업임과 동시에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이다. 1931년부터 수위를 유지해 왔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2007년 생산량에서, 2008년에는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앞질렀다. ‘품질 신화’ ‘일본제조업의 자존심’으로 일본경제의 상징이었던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조치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가속페달 결함으로 인한 도요타 승용차의 리콜 규모는 전 세계에 걸쳐 1000만대에 달한다고 한다.

한계에 다다른 시스템

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는가. 그 대부분은 기술적 문제와 도요타의 위기관리 미숙에 대한 것이다. 세계 1위를 목표로 무리하게 해외 생산을 늘리느라 조달부품의 품질을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고, 그러한 관리를 할 수 있는 현지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품 가격을 낮추고 비용을 줄여 생산, 판매하는 데만 집중하고, 판매 후 발생한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 등 귀중한 정보를 회사 전체가 활용하는 체제가 구축되지 못한 탓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도요타 생산시스템 자체의 제도피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생산능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인력과 설비 등의 생산능력을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작업 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는 협동적인 시스템이다. 도요타 시스템은 부족한 자본과 열악한 설비로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방식을 이용한 대량 생산방식과 경쟁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안되고 개선되어 완성된 생산방식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도요타 생산시스템을 도입 및 모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숙련된 노동자와 그들의 희생 위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 시스템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도요타 비난의 확산 속도나 그 규모에서 경제 외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논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자동차공장이 있는 중서부, 북부 출신의 민주당 의원이 도요타 규탄의 선봉에 서고 있는 반면 도요타의 생산거점이 있는 남부 등의 공화당 의원이나 주지사는 옹호하고 있는 구도가 이번 사태의 정치적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하토야마 정권의 ‘대등한 미·일관계’ 정책이 미·일 간의 알력을 가져왔고, 그것이 미국 정부의 도요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GM 주식의 약 60%를 가지고 있는 미국 정부이기 때문에 라이벌인 도요타의 결함에 관한 논란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모른다.

기업은 늘 깨어있어야

그러나 과거 미국에서 일어난 자동차의 안전성에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그 논점은 늘 명확했다. 자동차 회사가 사태 수습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가의 여부였다. 도요타 사장이 지난 23, 24일 양일간 미 하원 공청회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하원의원이나 미디어의 도요타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무역마찰을 배경으로 한 과거의 일본차 공격과는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그동안 고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점을 반성했다. 도요타 측은 리콜 차량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품질 개선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비판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하더라도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회사가 역할 모델로 삼아 온 도요타 리콜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생산시스템에 완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시스템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거시적이고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함과 동시에 세계 1위 기업이라도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상훈 한국외대 일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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