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인생 역전

Է:2010-02-19 18:16
ϱ
ũ

밴쿠버 올림픽 빙속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는 달력의 2월 16일 날짜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인생 역전’이라고 썼다고 한다. ‘인생 역전’. 21세 이상화의 삶을 상징하는 말이다. 금메달을 따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세계 정상에 올랐어도 김연아에 묻힌 서러움이 ‘인생 역전’이라는 글 속에 배어있는 듯하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역주한 이규혁 선수는 끝내 얼음판에서 ‘인생 역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혼신의 질주를 한 뒤 빙판에 드러누운 이 선수의 모습을 모두가 가슴 아련하게 보았을 것이다. 이상화는 스스로 주문을 건 대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이규혁 선수도 수없는 다짐을 했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생에서 역전의 기회는 수없이 남아있다. 이규혁은 새로운 무대에서 인생 역전을 시도할 수 있다. 다시 승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이상화의 인생도 끝난 것이 아니다. 성공 뒤에 다시 실패를 경험할 여지도 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니까. 성공에 겸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침 이탈리아 토리노 성당 수의위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주검을 쌌던 수의를 특별 공개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이 뉴스를 통해 새삼 예수의 십자가상 죽음을 생각해 본다. 사순절에 묵상하는 예수의 수의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맥스 루케이도는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에서 수의에는 하나님의 약속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바로 ‘너의 비극을 승리로 바꿔주마’라는 주님의 약속이다. 골고다 십자가의 처연함과 비참함은 부활의 아침, 승리로 역전됐다. 첫 부활절 주일에 하나님은 죽음의 옷을 생명의 상징으로 바꿔주셨다. 그 모습을 지켜본 사도 요한은 “끝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며 지켜본다면 하나님은 어떤 비극이라도 승리로 바꾸실 수 있다”고 말한다.

사순절은 역전의 삶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이 땅에서 경험하는 모든 슬픔과 상처, 비탄이 그 자체로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기간이다. 모두가 인생 역전을 꿈꾼다. 스캇 펙이 말한 대로 ‘삶은 고해다’(Life is difficult). 하지만 우리에게는 역전의 기회가 있다. 문제는 역전의 근원을 만나는 것이다. 그 근원을 만나는 순간, 모든 것이 변한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