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함 속 스며있다… 섬세한 아름다움
중견 작가 그룹전 ‘Very strong, Very sweet’
강하면서도 부드럽다. 어떤 사조나 시대의 현란함, 상업적 요구 등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작업을 해나가는 작가 6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성남 문주호 이민혁 채성필 최울가 최인선. 한국 중견작가를 대표하는 이들의 작품 80여점은 시각적인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내면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서울 삼성동 아트컴퍼니 인터알리아에서 2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들 작가의 그룹전 타이틀은 ‘Very strong, Very sweet’(매우 강함, 매우 부드러움). 스트롱(strong)으로 대변되는 표현주의, 원초성, 야수성 등의 속성이 담긴 작품과 스위트(sweet)로 상징되는 달콤함, 낭만, 경쾌함 등 특징이 깃든 작품이 전시된다.
하나의 주제로 전시를 열지만 출품작은 각양각색이다. 최울가(55)의 작품은 강렬함으로 인해 보는 순간 빠져들게 된다. 낙서같은 자유분방한 선의 묘사와 검정과 빨강의 채색에서 뿜어나오는 대비효과가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천진난만한 표현이 관람객을 유쾌하게 한다.
‘미술관 실내’ 연작으로 잘 알려진 최인선(46)은 조형질서, 공간감, 구성 등을 기반으로 색채와 형태를 자유자재로 조련하기도 하고 더불어 놀기도 한다. 화려하고 강렬한 화면이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밀한 조형적 전략들, 즉 모더니즘의 기류들이 도도히 흐르고 있다.
김성남(42)은 묵시론적인 공간을 찾아나서는 작업에 몰두한다. 10여년 전 ‘초인’ 시리즈로 혜성처럼 등장한 작가는 요즘의 숲 작업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표현주의에 매진해 왔다. 확연히 정체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현실과는 다른 공간, 신성함이 깃든 묵시론적 힘의 탐색이 그의 관심이다. 숲 작업의 부드러운 필치가 신비스런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도시에 대한 애증을 화면에 옮기는 이민혁(38)은 리얼리즘과 풍속화의 묘한 경계를 보여준다. 그림은 역동성을 부여하는 무수한 터치에 의해 스피디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문득 고요함에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 작가는 다면적인 도시 이야기를 때로는 관조하듯이, 때로는 개입하듯이 독특한 그림으로 들려주고 있다.
채성필(38)은 흙으로 자연을 그려내는 작가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작가는 실제 흙을 은분, 먹 등과 함께 재료의 중요한 부분으로 사용한다. 흘림기법으로 자연 풍경을 모노톤의 색감으로 채색하는 그의 작품은 사뭇 이국적이면서도 조용한 매력으로 관람자를 이끈다.
문주호(47)는 적당히 빛바랜 액자와 오브제 등을 병행하면서 평면과 입체, 팝과 회화의 공존을 모색하는 작업에 매달린다. 작가는 쇼케이스라는 매체를 통해 산업사회의 코드, 소비사회에 대한 허상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작가들의 박진감 넘치며 호소력 있는 붓질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나오는 힘에 근간을 두고 있다. 강한 반면 이들의 작업은 매우 부드러우며 섬세하다. 다소 무겁고 진지한 그림이지만 화면 속에 숨어있는 풍자와 유머를 발견하면 발랄하고 경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02-3479-0114).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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