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바비’] 8발의 총성, 그들의 운명을 바꿨다

Է:2010-01-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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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바비’] 8발의 총성, 그들의 운명을 바꿨다

1968년 6월5일, 미국 LA앰버서더 호텔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자신의 민주당 대선후보 당선 확정 소식을 전해 듣는다. 지지자들의 환호에 둘러싸여 파티장에서 빠져나가던 그는 주방에서 팔레스타인 이민자에 의해 암살당한다. 그날 그곳에서 울린 8번의 총성은 케네디 의원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영화 ‘바비’는 케네디 의원이 암살당하던 날, 호텔에 투숙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바비’는 로버트의 애칭이다. 베트남전 파병을 피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려는 젊은 부부, 술과 담배에 찌든 한물 간 여가수와 남편, 전화교환원과 불륜에 빠진 호텔 지배인과 그의 아내인 미용사,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주방보조, 마약을 파는 히피 등.

위장 결혼, 마약 중독, 불륜 등 피폐하고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미국인들에게 “전쟁 종식과 인종문제 해결, 부의 재분배”라는 공약을 내건 ‘바비’는 희망의 동의어였다. 영화는 당시 케네디 의원이 선거 운동을 하는 예전 뉴스화면과 그의 연설 등을 내보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에게 미래를 걸었는지 보여준다. 서사적 장치와 실제 다큐멘터리 화면이 겹치며 영화는 사실적 긴장감을 높인다.

“정치는 곧 희망의 언어”라고 말하는 영화를 보다보면 지금 우리의 정치 현실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으로도 유명하다. 안소니 홉킨스, 마틴 쉰, 린제이 로한, 일라이저 우드, 샤론 스톤, 데미 무어, 애쉬튼 컬처, 헬렌 헌트 등 그야말로 세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했다.

러닝타임 내내 케네디 의원은 오로지 생전 케네디 의원을 직접 찍은 예전 화면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대역은 뒷모습 정도에만 쓰인다.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감독 에밀리오 에스테베즈의 메시지다.

감독은 “꿈이 있어 아름다웠던 그 세대에 바치는 영화”라는 모토에 맞게 사운드 트랙 역시 60년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의 곡을 엄선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사이먼 앤 가펑클’ ‘스모키 로빈슨 앤 더 미라클즈’ ‘무디 블루스’ ‘마빈 게이’의 음성들은 그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28일 개봉.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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